네타냐후, '하마스 휴전위반' 주장하며 대응 필요성 강조
트럼프 외교 치적 위태…"美, 휴전 깰 과격조치는 자제하라"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격을 재개하면서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 정부는 서둘러 휴전 파기 우려에 선을 긋는 입장을 내놨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취재진에 "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사소한 충돌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나 다른 자가 가자지구 내에서 IDF(이스라엘군) 병사를 공격했다는 것을 안다"며 "이스라엘이 대응할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이스라엘군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시에 따라 가자지구를 공습한 직후에 나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즉시 강력한 공격을 가하라고 이스라엘군에 이날 지시했다.
이는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부대를 공격한 정황에 따른 즉각적 대응이었다.
이스라엘군은 항공기를 띄워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 칸유니스 등을 다시 공습했다.
AFP 통신은 가자지구 민방위 당국을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최소 3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구조대가 폭격에 무너진 건물 잔해 속을 수색하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재개에 대한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묵인으로 관측되는 면이 있다.
휴전 합의가 공식적으로는 지속되고 있음에도 일부 교전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공격을 재개하기 전부터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필요성을 미국에 계속 설득하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백악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휴전 위반에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마스가 휴전 합의에 명시된 대로 인질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기만을 일삼는다며 정황을 담은 동영상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은 아니라며 휴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과격한 조치를 자제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군과 긴급회의를 열어 공격 재개나 가자지구 내 점령지 확대 등 보복 선택지를 고심했다.
이스라엘 한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회의에서 어떤 결정도 나오지 않았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어떤 조치를 선택할지 미국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긴급회의 직후 라파에서 교전이 발생하자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이 파기될 위험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가자지구 휴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중재자를 자처하며 집권 2기에 이룬 최대의 외교정책 성과로 거론된다.
휴전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네타냐후 정권의 강경한 태도는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계속 관리해가야 할 난제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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