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서 러 에너지 시설 파괴 여파…"키르기스 연료 재고 한달치"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에 따른 러시아 측 공급 감소로 연료 가격 급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반독점규제청 시르가크 오모로프 부청장은 전날 국내 연료 가격이 수주 내 러시아 측 공급 감소로 약 15%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모로프 부청장은 이는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잇따른 드론 공격에 의한 도미노 효과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러시아 석유기업 로스네프트 등과 연료 가격 상승을 막고자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이후 정유시설 등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왔다.
이에 러시아의 정유 능력은 최근 수 주 동안 최대 20%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은 연료난 가능성을 고려해 연료 수출 제한 기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연장하기도 했다.
러시아산 연료를 대거 수입하는 키르기스스탄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게 됐다.
키르기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 연료 재고분이 한 달 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내 일부 정유소는 이번 주 들어 휘발유가 일시적으로 동나기도 했다.
이번 연료난은 내달 총선을 앞둔 키르기스스탄 정부에 달갑지 않은 사안이다. 총선을 앞두고 연료 문제와 관련한 국민 여론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키르기스스탄 공식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이후 휘발유 가격은 8.8% 치솟았고 경유 가격은 6.3% 올랐다.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그동안 친러 노선을 취해왔다.
일부 키르기스스탄 은행은 러시아의 서방 제재 회피를 도왔다는 이유로 서방측의 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앙아시아 5개 옛 소련 구성국들은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결과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키르기스스탄과 인접한 카자흐스탄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세를 잡고자 지난주 연료 및 공과금에 대한 전면적 가격 통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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