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스라엘 美대사 "망상"…위트코프는 "중대역할 맞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하는 가자 휴전의 1단계가 성사되자 영국이 키어 스타머 정부가 여기에 중대한 역할을 했는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때아닌 논란은 브리짓 필립슨 교육장관이 지난 12일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이것(가자 평화)을 형성하는 데 막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했다.
필립슨 장관은 영국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다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샤렌 하스켈 이스라엘 외무차관은 영국이 막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생각에는 "반박할 수밖에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스타머 정부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등을 놓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와 관계가 다소 껄끄러워졌다.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도 엑스(X·옛 트위터)에 "그(필립슨 장관)의 망상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언제든 도널드 트럼프에게 언제든 감사를 표시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비꼬았다.
영국 야권도 이를 공세의 기회로 삼았다.
제1야당 보수당의 프리티 파텔 예비내각 외무장관은 "스타머 정부의 공으로 돌리려고 생각하지 말라"고 비판했고, 리처드 타이스 영국개혁당 부대표는 스타머 정부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이 휴전 협상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나서 스타머 정부 편을 들었다.
위트코프 특사는 13일 엑스에 영국이 "이스라엘의 이 역사적인 날로 이어진 여러 노력을 지원하고 조정하는 데 영국의 중대한 역할을 인정하고 싶다"며 필립슨 장관이 당초 썼던 표현을 거의 그대로 옮겨 썼다.
그러면서 "특히 조너선 파월 (영국) 국가안보보좌관의 엄청나고 끊임없는 노력을 인정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파월 보좌관은 토니 블레어 총리 비서실장을 지냈다. 블레어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에서 평화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역할을 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주재한 가자 평화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종전 이후 가자지구 재건에 영국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며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민관 국제회의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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