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생산성 높이는 기술…"전동화 시대 앞당기겠다"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SK온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하고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SK온은 대전 유성구 미래기술원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파일럿 라인은 고객사에 공급할 시제품을 생산하고, 제품의 품질과 성능 등을 평가·검증하는 시설이다.
준공된 플랜트는 약 4천628㎡(1천400평) 규모로, SK온은 신규 파일럿 라인에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일부 라인에서는 고체 배터리의 한 종류인 리튬 메탈 배터리도 개발한다. 리튬 메탈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소재인 흑연 음극을 리튬 메탈로 대체한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를 2029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기존 목표였던 2030년보다 1년 앞당긴 것이다.
우선 에너지 밀도 800Wh/L(와트시/리터)인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한다.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밀도를 1000Wh/L까지 높일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인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전해질이 고체라 에너지 밀도가 높고 열과 압력에 강해 화재·폭발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셀 제조 과정에서 엄청난 압력과 온도가 필요해 설비 구축이 어렵고, 고체 전해질에 따른 계면 저항을 낮추는 기술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SK온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파일럿 플랜트에 '온간등압프레스(WIP) 프리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이는 상온보다 높은 온도(25∼100도)에서 전극에 균일한 압력을 가해 밀도와 성능을 높이는 차세대 압착 공정이다.
SK온은 배터리 소재의 혼합과 전극 조성 조건을 개발하는 등 독자적인 셀 설계 공법과 일반 프레스 공정을 활용해 해당 기술의 단점으로 꼽히는 생산성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함께 전극과 고체 전해질의 접합을 개선하고 일반 프레스 공정 조건을 최적화해 계면 저항을 감소시켰다. 계면 저항이 낮아지면 전기 흐름이 원활해지고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충·방전돼 수명이 길어진다.
SK온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한 공동 연구도 진행한다. 지난 5월에는 한양대 연구팀과 함께 리튬 메탈 음극에 보호막 기술 적용해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수명을 3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이번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준공은 SK온이 환경 변화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전고체 배터리를 누구보다 앞서 상용화해 전동화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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