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기국회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 방침…지주·금융株 우상향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자사주 소각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올해 이를 공시한 기업 수가 이미 작년 규모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자사주 소각 기업은 모두 206곳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 120곳, 코스닥시장 86곳이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는 177곳이었던 지난해 수치를 이미 웃돈 수준이다.
지난해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에 나선 기업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올해 들어 이 수치가 더 증가한 것이다.
자사주 소각액도 늘었다.
올해 자사주 소각액은 8월 말 기준 약 5천619억원으로, 지난해 4천809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이처럼 올해 들어 자사주를 소각하는 기업이 전년 대비 늘어난 데에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상장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권은 이번 정기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관련해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김현정 의원과 김남근 의원, 조국혁신당의 차규근 의원 등이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김현정 의원안은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취득 즉시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김남근 의원안은 자사주 의무 소각 기한을 1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차규근 의원의 개정안은 소각 기한을 6개월로 했다.
투자자도 자사주 비중이 높은 지주사 및 금융 업종 종목을 매수하며 정치권의 법안 개정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3차 상법 개정안이 예고된 지난달 25일 이후 지주사와 금융 종목 주가는 우상향했다.
대표적인 지주사 종목인 SK[034730]의 경우 지난 3일 기준 12.15% 올랐고, LS[006260]와 HD현대[267250]는 각각 9.41%, 6.23% 상승했다.
증권주 중에서는 28.41% 오른 부국증권[001270]을 비롯해 대신증권[003540] 10.91%, 신영증권[001720] 9.33%, 미래에셋증권[006800] 4.10% 상승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핵심 이슈는 자사주 소각"이라며 "상법 개정과 맞물려 기업들의 소각 발표가 전년 수준을 넘어섰고, 입법과 단기적 제도 개선이 병행되면서 자사주 규제 강화와 자본 시장 구조 개혁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자사주 매입뿐만 아니라 소각을 이행한 이력이 있는 기업이 추가적인 소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자사주 비중 상위 종목 중 지난해 이후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이력이 있으면서 올해 순이익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SK, 미래에셋증권, 금호석유화학[011780], 엔씨소프트[036570], 신세계[004170], 유한양행[000100], POSCO홀딩스[005490] 등을 꼽았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및 매입이 주가에 긍정적인 반면, 매각(교환사채 교환 대상 포함)은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높은데, 자금의 필요성과 용도가 명확할 경우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면서 "SNT홀딩스[036530]는 교환사채 발행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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