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트럼프 2기에 "핵실험 재개시 모든 조치 고려" 경고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내달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를 향해 핵실험을 재개하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하면 러시아와 다른 나라들도 연쇄적으로 핵실험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1기(2017∼2021년) 행정부 시절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대해 급진적인 태도를 취했다면서 2018년 미국 핵 교리에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CTBT의 비준을 거부한다는 사실이 명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와 관련한 국제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오늘날 미국의 정책은 여러 측면에서 우리에 극도로 적대적"이라며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러시아의 행동과 조치에 "어떠한 예외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 안보 정책에서 핵무기의 역할은 러시아의 근본적 이익에 감히 도전하는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인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7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트럼프 정부가 다시 출범하면 미국의 핵 능력이 중국·러시아를 압도할 수 있도록 핵실험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20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1기 행정부가 1992년 이후 중단된 핵실험 재개를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재집권하면 미국이 다시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인 1990년에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했고, 미국은 1992년을 끝으로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1945년을 시작으로 50년간 2천회 이상 핵실험이 실시됐는데, 그중 미국과 소련이 각각 1천32회, 715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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