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트럼프측과 회동일정 조율…검토 후 최종 판단"(종합)
트럼프 2기 출범 임박에…일본인 63% "불안" 미국인 55% "기대"
'미일관계 악화' 전망, 2년전 대비 크게 늘어…日 27%p↑ 美 18%p↑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내달 20일 취임 전 회동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 측과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본래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정식 정상회담을 하는 편이 좋다고 판단해 왔으나, 트럼프 당선인 제안으로 내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야 한다는 의견이 총리 관저를 중심으로 우세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는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에서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고자 한다"면서도 "트럼프 측이 이시바 총리에게 어떤 주문을 할지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짚었다.
이어 "일본 정부는 트럼프 진영 관계자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의 진의를 파악하며 신중하게 회담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이시바 총리가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을 매우 중시한다"며 취임 전 이시바 총리와 회동 가능성에 대해 "그들(일본)이 원한다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외무성은 최대한 노력하고자 한다"며 "착실히 의견을 교환해 국제사회에 미일 관계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에 일본인은 3명 중 2명꼴로 불안감을 나타냈지만, 미국인 절반 이상은 기대감을 드러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조사기관 갤럽과 지난달 실시한 공동 전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한 생각을 '불안'과 '기대' 중에 답해 달라는 질문에 일본인은 63%가 '불안'을, 27%가 '기대'를 택했다고 보도했다.
동일한 질문에 미국인은 55%가 '기대', 44%는 '불안'이라고 응답해 일본인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향후 미일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 비율은 2년 전 조사와 비교해 일본인과 미국인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일본인 가운데 미일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는 견해는 이전 조사 대비 27%포인트 상승한 33%였고,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2%포인트 증가한 11%였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경제 분야에서 일본에 과도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일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한 미국인은 이전 조사 대비 18%포인트 오른 32%였다.
다만 미국인의 경우 미일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11%포인트 상승해 40%에 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시해야 할 외교 방침에 대해 일본인은 '국제 협조'(61%), '미국 우선주의'(21%)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이에 반해 미국인은 '미국 우선주의'가 57%, '국제 협조'가 39%로 일본인 견해와 차이가 있었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일본인 73%, 미국인 78%였다. 미국인은 2018년 조사와 비교하면 19%포인트 상승했다.
또 일본의 방위력 강화 방침을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일본인 67%, 미국인 72%였다. 외국과 무역에서 바람직한 방침으로 보호무역을 꼽은 일본인은 30%, 미국인은 46%였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정권이 (미국) 여론을 고려해 일본에 압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로 일본을 동요시키고 일방적인 외교 협의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11월 18∼24일 일본인 1천10명, 미국인 1천13명을 대상으로 각각 이뤄졌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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