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잠룡 다카이치, 이시바 비판…"뭘 하려는지 안 보여"
월간지 인터뷰서 이시바 추진 '방재청 설립'도 반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당권을 놓고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경쟁했던 당내 유력 중진인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이시바 총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교도통신과 지지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의원은 20일 발매된 월간지 하나다 인터뷰에서 이시바 총리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제시했던 정책이 취임 이후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소신표명 연설을 들어도 유감스럽지만 새롭게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총재 선거 당시 미일 지위협정 개정,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등을 주장했으나 총리직에 오른 뒤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의원은 이시바 총리가 추진하는 방재청 설립에 대해서도 "이미지를 모르겠다"며 방재청을 만드는 것보다 각 부처 예산을 늘리는 편이 낫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자민당 집행부가 10월 중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 일부를 공천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당치도 않고 지독한 이야기"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리가 스스로 비자금 문제를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비자금 문제에 연루된 의원 12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비자금 스캔들에 얽힌 의원 상당수는 옛 최대 파벌인 아베파 소속이었고, 다카이치 의원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옛 아베파 의원 일부의 지지를 받았다.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밀려 고배를 마신 다카이치 의원은 이시바 총리에게 자민당 총무회장 자리를 제안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당내 보수파 의원 모임에 참석하는 등 잠룡으로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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