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반 회견서도 북한군 언급 회피한 푸틴…"인정하기 부끄러운듯"
ISW 분석…'전공 가로채기·우크라 영토 투입 은폐' 가능성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북한군 참전을 언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전문기관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9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날 푸틴 대통령의 연례 기자회견 내용을 분석하며 이같이 논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견에서 4시간 30분에 걸쳐 전쟁 상황과 러시아의 경제·외교 정책 등을 설명했지만, 북한군과 관련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쿠르스크 전황과 관련해서도 북한군 대신 태평양함대 155해병여단 병사들의 메시지가 담긴 깃발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ISW는 "푸틴 대통령은 자국 영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는 데 북한군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끄러워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ISW는 또 러시아가 북한군의 전공을 숨기려 하는 정황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들에 따르면 최근 155해병여단과 북한군 병력이 쿠르스크주의 플레호보 지역을 수복했는데, 북한군이 러시아군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점령한 것에 대해 155해병여단 측 일부가 이를 자신들의 공로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ISW는 북한군의 전투 기여도를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는 푸틴 대통령의 결정이 '참전의 증거'를 지우려는 노력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북한군의 지원 범위를 제한하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서방 진영에서는 북한군이 최전선의 '총알받이'로 소모되고 있으며, 물자 부족을 겪는 징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북한 병사들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전사자의 얼굴을 소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ISW는 나아가 이런 푸틴의 '의도적 외면'을 고려하면, 더 많은 수의 북한군이 쿠르스크를 넘어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서도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사실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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