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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워치] 'L'자와 'U'자의 갈림길에서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선임기자 = "만약 수출 경기의 회복세가 약화되기 전에 내수 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서 경기 진작의 계기가 만들어질 경우,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완만하게 개선되는 'U'자형의 회복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그러나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되면서 수출 경기가 경착륙하고, 내수를 부양할 모멘텀마저 없을 경우 장기간 불황 국면이 지속되는 'L'자형 장기 불황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현대경제연구원)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2024∼2026년중 2%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2040년대에는 1% 이하로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중략) 하지만 이는 주어진 여건이 아니라 우리 경제가 구조개혁 등을 통해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구조개혁 노력에 따라 생산성과 출산율이 기존 전망보다 높아질 경우 2040년대 후반 잠재성장률은 상당 수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



잠재 성장률은 노동이나 자본 등의 자원을 최대로 활용해 인플레이션 같은 부작용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다. 한 나라 경제의 최대 성장 능력이나 성장 잠재력, 기초체력 같은 의미라고 한다. 잠재 성장률이 떨어졌다는 건 청소년이 성인이 되기 위해 키가 커야 하는데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과 비슷하다. 체력 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생산에 투입되는 자원의 배분이 비효율적이라거나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의 증가 추세가 둔화됐다는 점 등이다. 첨단 기술개발 경쟁에서 소외되는 등 기술과 경제의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휴대전화와 반도체 수출, 부동산 띄우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먹고 살던 과거는 지나갔다. 선진국이 개발한 기술과 첨단제품을 신속한 따라잡기로 베껴 만들던 전략도 통하지 않는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적자원의 공급은 부진하고 기술개발은 정체됐으며 교육 등 개혁과제는 표류하는데 대외악재는 산적해 있다. 한때 세계 경제의 선두권에 서 있던 일본과 독일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세계의 공장'이라던 중국도 휘청거린다. 일본 혼다와 닛산 자동차의 합병 추진에서 보듯 세계는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아직 기회의 문이 완전히 닫혀버린 건 아니다. 우리 사회 내 불합리·부조리 요인을 걷어내고 혁신과 변혁을 위한 전략을 세워 추진해나가는 구조개혁에 성공한다면 기초 체력 향상을 통해 다시 성장의 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출산율을 높이는데도 신경 써야 하지만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일과 가정의 양립정책에도 힘써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력을 효율적으로 분산하고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자본과 인력, 기술이 흐르게 해야 한다. 2025년 을사년은 한국경제가 고속 성장할 성장판을 자극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hoon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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