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합병 열쇠 쥔 르노…"협상에 열려있어"
닛산 최대주주 르노…자사 이익 최우선해 검토할 듯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일본 2, 3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혼다와 닛산의 경영통합이 논의 중인 가운데 닛산의 최대 주주인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는 이번 합병 협상과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닛산 지분 3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 르노의 승인 여부는 혼다-닛산 합병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들은 르노가 닛산이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지만 르노가 직접 자본을 투입해 닛산을 구제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닛산을 더 강하게 만드는 모든 협상에 열려있으나 어디까지나 르노 자체 이익을 우선시하는 입장에서 모든 제안을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닛산과 혼다의 합병 협상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르노 대변인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일본과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유럽에서의 전기차 수요 감소와 중국에서의 경쟁 심화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마다 전기차 전환 속도도 달라 지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제조 및 비즈니스 모델이 혼돈에 빠져있다.
르노는 지난 1999년부터 닛산 및 미쓰비시자동차와 제휴하고 있다.
주주이면서 서로 경쟁하기도 하는 관계로, 전략적 파트너십은 이후 부분적으로 느슨해졌다.
르노와 닛산은 인도와 남미 지역에서 계속 협력하고 있지만, 다른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
르노는 신모델 개발을 가속화하고 수익을 회복했으며, 퀄컴과 같은 IT 업체와 새 파트너십을 체결해 주가도 많이 올랐다.
올해 4월에는 전체 기업 가치도 닛산을 뛰어넘었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순익 급감을 겪지 않은 유럽 업체는 르노가 유일하다.
올해 닛산 주가는 25%가량 하락했다. 반면 르노는 28% 상승했다.
르노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회장은 올해 초 르노와 닛산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새 파트너십이 있다면 르노는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닛산의 지분 매각이 이루어지더라도 르노는 닛산의 주가 상승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닛산의 경영 위기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이번 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천억엔(약 4조6천800억원)에서 1천500억엔(약 1조4천억원)으로 70% 하향 조정하면서 부각됐다.
생산능력의 20%와 직원 9천명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도 나선다고 발표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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