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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페북 관리자들 집단 PTSD…"살인 등 끔찍한 이미지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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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페북 관리자들 집단 PTSD…"살인 등 끔찍한 이미지에 노출"
140여명 모회사 메타에 피해보상 소송…업무 중 기절·구토 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케냐에서 페이스북 콘텐츠 관리자로 일했던 사람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면서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등을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케냐에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페이스북 콘텐츠 관리자로 일했던 185명은 끔찍한 내용의 콘텐츠 노출로 인해 PTSD 진단을 받는 등 피해를 봤다면서 메타와 하청업체 사마소스 케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나이로비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140여명이 살인과 자살, 아동 성학대, 테러 등의 콘텐츠 노출로 인해 PTSD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페이스북의 하청 업체인 사마소스 케냐 소속으로 하루에 8시간에서 10시간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는 작업을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는 가족과 떨어져 호텔 객실에서 혼자 고립된 채 일하기도 했다.
이들은 시체애호, 수간, 자해 등과 같은 끔찍한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인해 콘텐츠 관리자가 기절하고 구토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업무 중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콘텐츠 관리자 중 적어도 40명이 알코올과 대마초, 코카인, 암페타민, 수면제 등을 포함한 약물을 오남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는 결혼 파탄과 가족과 연락 두절 등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테러 및 반군 단체가 올린 동영상 삭제를 담당했던 관리자 중 일부는 감시당하고 표적이 될 것을 두려워했으며 집으로 돌아가면 살해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린 사례도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들은 또한 차가운 창고 같은 공간과 밝은 조명 아래 업무 압박에 시달렸음에도 임금은 미국과 비교할 때 8분의 1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타와 사마소스가 강제노동과 인신매매 및 현대 노예제에 대한 케냐 법률 등을 위반했으며 불공정 노동 관행과 고용 차별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나이로비 케냐타 국립병원의 이안 카냐냐 박사는 자신이 검진한 144명의 콘텐츠 관리자 모두 PTSD와 범불안장애(GAD), 주요우울장애(MDD)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카냐냐 박사는 이들 중 81%가 PTSD가 심각하거나 극도로 심각한 상태였다면서 페이스북 콘텐츠 관리자로 활동한 것이 이들의 정신건강을 헤쳤다고 진단했다.
이들의 소송을 지원하는 영국 비영리 단체 폭스글로브의 마사 다크는 페이스북 콘텐츠 관리가 모든 사람에게 평생 PTSD를 유발하는 위험한 일이라는 증거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다크는 케냐에서 일했던 콘텐츠 관리자 모두가 PTSD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라면서 다른 산업에서 안전요원이 전원 업무로 인한 질병 진단을 받았다면 책임자가 물러나고 법적인 처벌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8년에도 미국에서 일하던 콘텐츠 관리자 셀리나 스콜라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패해 1만여명의 전현직 콘텐츠 관리자에게 5천200만달러(약 753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2019년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일했던 페이스북 콘텐츠 관리자가 페이스북과 하청 회사를 상대로 유사한 법적 소송을 제기했다.
메타는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콘텐츠 관리자 지원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현재 4만여명이 콘텐츠 관리자를 두고 있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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