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남 에릭 "아빠는 가장 '친암호화폐적' 대통령 될 것"
"일부 은행 거래 중단 탓 트럼프 일가 암호화폐 사용" 발언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남인 에릭이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친(親)암호화폐'적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말했다.
에릭 트럼프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암호화폐 행사 '비트코인 메나 2024'에서 참가자들에게 그의 아버지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가 과잉규제되어 숨이 막혀버리는 일을 허용하지 않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에릭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친암호화폐 인사로 알려진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후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약 1억4천만원)선을 넘어서자 "아빠"(Pops)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다고 소개했다.
에릭이 이 행사에 참가한 것은 트럼프 일가가 올해 9월 만든 암호화폐 플랫폼 업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발언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나 그렇게 보일 가능성을 회피하는 데에 1기 때만큼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1기 때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과 가족의 사업과 정부 업무를 분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에릭 트럼프는 트럼프 일가가 암호화폐 사업을 하게 된 계기 중 하나로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의사당 폭동이 발생한 후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주요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이 이들과 거래를 끊은 일을 꼽았다.
그는 "가족이 공격받고, 우리(트럼프 일가) 회사가 공격받았다"며 "시스템이 정말 악의적이고, 우리를 지옥으로 몰아넣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격을 겪지 않았더라면 암호화폐 산업에 지금만큼 눈을 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 특사로 지명한 스티브 위트코프도 연사로 나왔다.
위트코프는 당선인의 '골프 친구'인 부동산 사업가이며, 트럼프 일가와 함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사업을 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서 에릭 트럼프와 위트코프는 암호화폐 사업가이며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투자자 중 하나인 저스틴 선을 비공개로 만났다.
선은 작년에 SEC의 사기혐의로 고발돼 조사를 받고 있다.
행사 연사 중에는 2016년 트럼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올해 대선후보 지명 공화당 전당대회 기획에 참여한 폴 매나포트도 있었다.
그는 은행 사기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으나 트럼프는 2021년 초 퇴임하기 직전에 그를 사면해줬다.
매나포트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됐다고 자축하는 분들께, 정말 곧 훨씬 더 많이 올라서 자축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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