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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권 무너뜨린 반군수장은 알카에다 출신 '자칭 온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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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권 무너뜨린 반군수장은 알카에다 출신 '자칭 온건파'
팔레스타인 인티파다·9·11테러 계기로 이슬람 근본주의 심취
알카에다 합류 뒤 미군에 수감…내전 틈타 시리아에 조직 구축
"시리아 북서부 온건 통치"…테러분자 전력에도 조심스러운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권을 무너뜨린 구심점은 반군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42)였다.
알졸라니는 시리아의 폭압적 독재와 참혹한 내전을 종식할 것으로 기대되는 핵심인사이지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 전력을 지닌 국제사회의 경계 대상이기도 하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본명이 '아흐메다 알샤라'인 알졸라니는 1982년 골란고원에서 시리아 망명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 그의 가족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주했다가 다시 시리아로 돌아갔다.
알졸라니의 아버지는 저명한 경제학자, 어머니는 지리 교사였으며 시리아로 돌아간 그의 가족은 다마스쿠스의 부촌에 거주했다.
어린 알졸라니는 두꺼운 안경을 쓴 내성적이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10대 시절이었던 2000년 팔레스타인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독립투쟁)와 2001년 9·11테러라는 두 주요 사건의 영향을 받아 알졸라니는 점점 종교적 헌신과 전투적 이념에 경도되기 시작했다.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자(살라피스트)가 된 그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2003년에 대학을 그만두고 이라크로 건너가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에 합류했다.
2006년에는 폭탄을 설치하다 미군에 체포돼 이라크 내 감옥에 5년에 수감됐고 2011년에 석방됐다.
얼마 뒤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하자 무장 대원 6명을 끌고 시리아로 돌아갔고 이곳에서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알누스라전선(자바트 알누스라)을 창설했다.
본명 대신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라는 가명을 사용하게 된 것도 이즈음이다.
2013년에는 어두운색 스카프로 얼굴을 감싼 채 알자지라와 첫 언론 인터뷰를 했는데 여기서 그는 시리아가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알졸라니의 통솔 아래 알누스라 전선은 급격히 그 세를 확장했으며 시리아 내전 초기 만들어진 단체 중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하자 알졸라니는 2016년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공식적으로 끊으면서 과격한 '글로벌 지하디스트'로서의 임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알누스라 전선의 이름을 아랍어로 '시리아 해방 의회'를 뜻하는 HTS로 바꿨다.
이 같은 결정은 시리아 내 통치에 집중하면서 국제적 정당성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전까지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던 알졸라니도 HTS 내에서 권력을 공고히 하면서 지도자 지위를 굳혔고 이후 시리아 북서부에서 사실상의 통치자로 부상했다.
HTS는 설립 이후 반군 장악 지역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친(親)알카에다 세력을 물리치면서 시리아구원정부(SSG)라는 이름으로 이들리브 상당 지역을 통치하게 됐다.
HTS는 자신들이 통치하는 지역에서 세금을 징수하고 제한된 범위에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분증도 발급했다.
여성이 히잡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요구하지 않고, 금연을 강요하지 않는 등 비교적 온건한 정책을 펴왔다. 2022년 1월부터는 거리에서 풍속 경찰의 순찰도 중단했다고 한다.
온건책으로 인해 시리아 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기민한 책략가로 생각되지만, 반대파들은 알졸라니를 무자비한 기회주의자로 본다.
그러면서도 시리아인들은 아사드의 퇴진이 이뤄진 이상, 실용적 지도자를 표방하는 알졸라니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미국은 2012년 알누스라 전선이 알카에다의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고 보고 공식 테러 단체로 지정했다.
이 단체가 HTS로 이름을 바꾼 뒤에도 미국은 HTS의 목표가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고 보고, HTS 지도부 역시 여전히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며 HTS를 테러 조직 명단에 올린 상태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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