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하와이 경유로 '中 확장' 견제…美와 전략적 협력"
대만 국방 전문가 "라이 총통 순방 일정, 中 해군 작전반경과 연계"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 후 첫 해외순방을 계기로 미국 영토인 하와이와 미국령 괌을 경유하는 목적이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대만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2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하와이 경유가 포함된 태평양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인 라이칭더 총통이 미국과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쑤 연구원은 라이 총통의 순방 일정이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의미하는 제1∼3 도련선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 괌, 팔라우, 하와이는 각각 제1∼3 도련선에서 중국의 확장을 막는 중요 방어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라이 총통이 순방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담긴 인도·태평양 전략의 의미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쑤 연구원은 제1도련선을 통해 전세계 해운경제의 26%, 일본과 한국의 에너지 수송량의 92%와 65%가 각각 이뤄져 해당 지역의 전략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솔로몬 제도에 항구를, 하와이에서 3천km 떨어진 키리바시에 위성 기지를 건설했음을 상기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 쿠릴열도와 대만 동쪽,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으로,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뜻한다. 상대국으로선 중국 해군력의 팽창을 저지해야 하는 경계선인 셈이다.
제2 도련선은 괌과 사이판, 파푸아뉴기니 근해 등을 잇는 선으로 중국 해군의 서태평양 연안 장악을 목표로 한다.
제3 도련선은 알류샨 열도와 하와이, 뉴질랜드를 연결한 것으로 중국이 서태평양의 완전한 장악과 함께 태평양 제해권을 놓고 미국에 정면 도전하는 형국이 되는 가상의 선이다.
이 때문에 중국 내에선 제2 도련선 내 제해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주 제기되며, 반대로 대만 전문가들은 제2 도련선 방어를 공고히 하여 중국 해군의 '전세계 확장'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국가안보 관계자는 중국이 라이 총통의 순방을 구실삼아 대만을 상대로 한 군사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대만언론은 현재 미군이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조지 워싱턴호(CVN-73), 남중국해에 에이브러햄 링컨호(CVN-72), 태평양에 칼빈슨호(CVN-70) 등 항공모함 3척을 인도·태평양에 배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만 중화미래전략협회 제중 연구원은 미국이 정권 교체기에 항모 배치 연장을 통해 중국의 군사적 도발과 대만해협에서의 과도한 행동을 억제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라이 총통의 남태평양 순방 기간의 발언, 미국 측의 영접 방식, 미국 측과 라이 총통의 상호 교류 상황, 예상밖 미국 측 관계자와의 만남 등을 면밀히 관찰해 군사훈련의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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