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7년만에 집권연정 교체…고물가에 민심 분노
조기총선서 사회민주당 4→1위 '껑충'…연정 3당은 의석수 줄어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아이슬란드에서 7년 만에 연립정부 구성이 바뀔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공영방송인 RUV에 따르면 전날 조기총선 개표 결과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 득표율 20.8%로 1위를 차지하며 전체 63석 중 15석을 확보했다.
직전 2021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은 9.93%(6석)로 4위에 그쳤으나 3년만에 의석수를 배 이상 늘리며 1위가 됐다.
연정 붕괴로 자리에서 물러난 뱌르드니 베네딕트손(54) 전 총리의 독립당은 19.4%로 2위(14석)로 밀려났다.
3위는 득표율 15.8%(11석)를 기록한 자유개혁당이 차지했다.
2017년부터 이번 총선 직전까지 약 7년간 독립당과 함께 집권 연정에 참여한 중도우파 진보당, 좌파녹색당은 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총선에서 2위였던 진보당은 이번엔 득표율 7.8%(5석)로 6위로 떨어졌고 녹색당은 3위에서 9위(2.3%)로, 기존 8석을 모두 잃었다.
다른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아이슬란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주택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생계비 증가에 시달리고 있어 이번 조기총선에서 민심의 분노가 표출됐다고 AP 통신 등 주요 외신은 해설했다.
이번 조기총선 과정에서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해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약이 약 10년 만에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차기 총리는 36살의 여성 정치인인 사회민주당 대표 크리스트륀 프로스타도티르가 유력하다.
그는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새 연정 구성에 즉각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 약 40만명의 아이슬란드 의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전통적으로 다양한 색채의 정당이 연합해 정부를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이런 특성 탓에 집권하는 정부마다 기반이 취약한 약점도 노출되곤 한다. 직전 연정도 주요 정책 현안을 둘러싸고 연정 내 불협화음이 고조하면서 결국 붕괴했다.
이번 조기총선 투표율은 약 80%를 기록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