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전망 분분…"보편관세, 위협 불과"vs "동맹 안 가려"(종합)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 "급격한 인플레이션 우려…中·멕시코가 타깃"
숏 연구위원 "감세법 통과 위해 관세 인상할 것…한국 안전 못 해"
여한구 전 통상본부장 "원화 약세로 상쇄 가능…면제 노력은 해야"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초강경 관세 정책을 구체화하는 가운데 보편관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내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협상 카드'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대대적인 감세 정책으로 인한 세수 감소를 충당하기 위해 보편관세가 시행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반면 미국의 최대 무역 적자국인 중국, 우회 수출 경로로 지목되는 멕시코에 대한 '표적 관세'는 보다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격랑의 트럼프 2기와 한국의 생존 해법' 콘퍼런스를 공동 주최했다.
애덤 포즌 PIIE 소장은 "관세 공약은 위협에 불과하지 않나 싶다"며 "주로 포커스는 중국과 멕시코에 둘 것이기 때문에 (보편) 관세는 현재까진 '위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포즌 소장은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를 매긴다면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고 한국이나 영국 등의 국가가 미국과 협상해 (면제를 얻어낼 것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관세가 절대 매겨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멕시코에 대해선 "거의 모든 수입품에 대해 표적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면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과 하원 모두 중국에 대한 반감이 크다. 중국의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 지위도 박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포즌 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효과에 대해 "중국과 멕시코는 전 세계 일부에 불과하고 다른 데서 대안을 찾을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큰 영향은 없다"면서 "겁내지 말고 패닉에 빠지지 말라"고 말했다.
반면 제프리 숏 PIIE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세입을 창출하기 위해 반드시 관세를 인상할 것이다. 그리고서 의회에서 '관세 인상으로 많은 세수를 올릴 수 있으니 감세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숏 위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은 분명히 있을 것이고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다. 동맹국과 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보편 관세를 취할 것"이라면서 "한국이 표적 1순위는 아니지만 한국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대미 수출 흑자 60%를 담당하는 자동차 분야를 언급하면서 "멕시코가 미국의 자동차 무역 적자 대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한국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미국의 자동차 부문 무역 적자는 총 2천204억달러로 멕시코(1천41억달러)가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일본(395억달러), 한국(365억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숏 위원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관세가 부과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위협 후 협상'이라는 전략 차원에서 (다른 국가로부터) 일방적인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1∼2022년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PIIE 선임연구위원은 보편관세를 과하게 경계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여 위원은 "지난 1년간 원화가 달러 대비 9% 정도 약세를 띠었기 때문에 보편관세율 10%는 상쇄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모든 동맹국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결국 상대적인 경쟁력 손실은 없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국가들이 협상을 통해 면세받는다면 (국가 간) 경쟁력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편관세 면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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