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10%추가관세' 트럼프언급에…中언론 "또 관세몽둥이" 비판
CCTV 등 추가관세 부과방침 소식 실시간 보도…"트럼프 망언" 표현도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자마자 중국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식 발표하자 중국 언론들이 "트럼프가 또다시 관세 몽둥이를 휘두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6일 중국중앙TV(CCTV)와 경제매체 재련사 등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인 내년 1월 20일 서명하겠다고 발표한 관세 부과 방침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내 펜타닐 불법 유입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추가 관세에 더해 10%의 추가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CCTV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이행되면 매년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최대 780억달러(약 107조6천억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전미소매협회(NFR)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앞서 NFR은 미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이런 추정치를 내놓았다. 의류, 장난감, 가구, 가전, 신발, 여행용품 등 6개 품목을 대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미국 소비자들이 필수 지출을 줄이는 등 지갑을 닫아 소매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는 가운데 저가 수입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높아지면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져 미국 내 저소득층 경제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의 과거 보도를 인용해 CCTV는 보도했다.
재련사는 "관세 몽둥이"라는 비유에 이어 "트럼프의 망언"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비판했다.
고관세 정책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시절부터 공언해온 바였기에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은 아니지만,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길까지 제동이 걸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진 듯한 중국의 대외교역 환경에 현지 매체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무역전쟁'이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조치에 적지 않은 중국 기업들은 중간재나 반제품을 멕시코 등지에서 완성해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회 수출 방식을 선택했다.
철강, 알루미늄, 전기차, 자동차 부품, 태양광 장비, 스마트폰 등 다양한 품목에서 이러한 '원산지 바꾸기'의 조치가 이뤄져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나타난 글로벌 시장 상황을 보면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나타날 무역 긴장을 미리 엿볼 수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철강 수출국인 중국의 우회 경로를 통한 미국 수출이 사실상 막히면서 미국으로 갈 수 없는 중국의 과잉생산 제품들이 다른 국가들로 떠넘겨져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WSJ는 짚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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