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AI 격전지는 모바일"…AI업계, 휴대폰 제조사에 러브콜
오픈AI, 갤럭시에 GPT 탑재 타진…LG유플러스, 익시오 깔린 삼성폰 출시
애플-오픈AI, 삼성전자-구글 전통적 구도 깨진다…"온디바이스로 AI 고도화 목적"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오픈AI, 구글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보유한 빅테크가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보내는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문서 요약 및 작성, 이미지 생성 등의 AI 서비스를 PC 환경에서 활용하는 일이 일반화되며 '이제 AI 없이는 일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아직 PC만큼 AI 활용 환경이 무르익지 않은 탓에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다.
24일 AI 업계에 따르면 챗GPT 개발업체 오픈AI가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에 자사 AI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국내 AI 업계에서는 오픈AI가 제안한 사실이 맞는다는 관측이 나왔다.
오픈AI의 GPT 시리즈가 PC 환경에서는 다양한 업무 보조 기능을 제공하며 유료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는 데 기여했지만, 아직 모바일 환경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러브콜' 이유로 분석된다.
물론 지금도 휴대전화에 챗GPT 등을 다운로드해 간단한 AI 기능은 쓸 수는 있지만 PC에서처럼 대용량 문서 요약, 이미지·영상 생성이 자유로운 환경은 아니다.
여기에 휴대전화에 AI 앱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을 경우 사용자가 보다 손쉽게 AI 서비스에 다가갈 수 있는 점도 AI 모델 개발사들이 휴대전화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하려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시리나 빅스비 등 제조사의 음성 비서 기능이 GPT, 제미나이 등 AI 모델들을 제어하는 도구가 되면 AI 기능을 쓰기가 훨씬 편하다는 이유도 있다.
오픈AI는 자체 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의 출시가 늦어진 애플과 동맹을 맺어 아이폰에도 AI 모델을 제공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도 제휴하려는 목적은 디바이스 제조의 강자 애플과의 '일극 전략'이 자칫 애플에 주도권을 넘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됐다.
삼성전자의 운영체제(OS) 파트너 구글 역시 AI 협력에서 삼성과의 일극 관계를 탈피하려 한다.
애플이 오픈AI뿐 아니라 구글의 제미나이 등 다른 AI 모델도 애플 인텔리전스와 통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알려진 '애플-오픈AI', '삼성전자-구글'의 구도가 깨진 셈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에서 AI 패권을 놓고 누가 누구와 한 편이고 적이랄 것도 없는 합종연횡이 이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빅테크보다 AI 모델 개발이 늦은 국내 업계에서도 휴대전화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는 AI 통화 비서 '익시오'(ixi-O)를 선탑재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이르면 내년 출시할 전망이다.
온디바이스 중심의 갤럭시 AI와 연동해 AI 비서 기능을 고도화할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를 통해 실행되는 통신업계의 AI 비서 서비스는 온디바이스 기반의 AI 모델보다 지연시간(레이턴시)이 길고 기능이 상대적으로 제약된다는 평가다.
한편, '에이닷'을 개발 중인 SK텔레콤과 AI 비서 출시를 검토 중인 KT는 아직 삼성전자, 애플 등과 AI 기능에서 보다 심층적인 협업 방안을 구체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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