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빚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금융자산 나이키보다 많아
S&P500 기업 기준 금융자산 13위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비트코인 빚투'로 유명한 미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가 IBM이나 나이키 같은 대기업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가 약 260억달러(약 36조3천억원)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구성 기업 중 이보다 많은 현금과 시장성 유가증권을 가진 곳은 애플(1천567억달러),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932억달러) 등 12곳에 불과하다고 17일 보도했다.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매수해왔다.
처음엔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들였고, 이후에는 주식이나 전환사채를 발행한 돈으로 비트코인을 적극 사들였다.
2020년 중반 이후 비트코인 가치가 약 700% 급등하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2,500% 이상 급등했다.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을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끝에 9만3천500달러를 찍기도 했다.
회계·세무 전문 시온 리서치 그룹의 설립자 데이브 시온은 "이 회사의 대차대조표는 주로 비트코인 가격의 함수"라며 "비트코인 가격을 통제할 수 없는 탓에 그 파도를 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금융자산을 배당금 또는 자사주 매입에 쓰지만 세일러 회장은 주주들이 배당금을 받지 않더라도 자사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회사가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의 매입가는 현 시가의 절반을 밑도는 119억달러(약 16조6천억원)다.
세일러 회장은 비트코인 매수 규모를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 회사 주식에 대해 '보유' 투자의견을 내놓은 벤치마크사의 애널리스트 마크 팔머는 비트코인 적립 및 보유 전략의 종착역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특히 올해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을 고려하면 회사가 이러한 접근 방식에서 벗어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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