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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운동 나온 시민들 날벼락…中 차량돌진 사고현장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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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운동 나온 시민들 날벼락…中 차량돌진 사고현장 '아비규환'
"어둠·소음 때문에 소리 질러도 안들려"…트랙 돌며 뒤에서 무차별 덮쳐 35명 사망
"주하이시, 에어쇼 악영향 우려 침묵"…외신, 中 강력범죄 속출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빨리빨리요. 살려주세요. 120(중국 응급의료센터), 빨리 와서 살려주세요."
12일 외신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 체육센터 차량 돌진 사고 현장 모습은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체육센터 외곽 트랙을 중심으로 곳곳에 누워있었다. 일부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비명과 오열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눈물을 흘리고 입을 막은 채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한 여성의 모습도 보였다.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친 '중대 악성 사건'(주하이시 공안국 언급)은 현지시간 11일 오후 7시 48분께 일어났다.
당시 운전자 판모(62·남)씨가 몰던 소형 오프로드 차가 체육센터 인근 시민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차는 체육센터 외곽 원형 트랙을 한바퀴 돌며 전방을 보고 뛰던 시민들을 뒤에서 무차별적으로 덮친 것으로 알려졌다. 돌진한 차가 한 대뿐이었음에도 사상자가 상당히 많았던 이유로 분석된다.
홍콩 명보는 사고가 발생한 곳에 대해 현지 주민들이 운동과 산책을 위해 자주 찾던 약 400m 길이의 보행자 전용 구역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희생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운동복을 입고 있었다.
한 네티즌은 부상자들이 피해를 본 장소를 인터넷 지도상에 표시했는데, 체육센터 외곽 원형 트랙 곳곳에 분포돼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중국 반체제 인사 리잉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 '리 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에 따르면 자기 부모가 모두 현장에 있었다는 한 네티즌은 "차량이 돌진했을 때 늦은 저녁이었고 달리던 무리의 음악 소리도 커서 뒤에서 소리를 쳐도 앞에서는 들을 수 없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어둠과 소음 때문에 앞에서 달리던 사람들이 사고를 전혀 눈치채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 네티즌의 아버지는 무사했지만, 어머니는 크게 다쳐 집중치료실(ICU)에서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 영상 가운데는 운전자 판씨가 차 안에서 칼을 든 채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는 목 부위 등을 자해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해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판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갖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중국 당국의 복지부동식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주하이시 당국은 이날 개막한 중국 최대 에어쇼 제15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로이터통신은 철저한 보안과 엄격한 총기관리법으로 폭력 범죄가 드문 중국에서 최근 들어 강력 범죄가 잇따르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달 베이징의 한 명문 초등학교 앞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쳤고 이에 앞선 지난 9월에는 광둥성 선전에서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일본인 초등학생이 숨졌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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