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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신호등' 연정 붕괴…내년 1월 총리 신임투표(종합)
숄츠 "신뢰 깨졌다"…경제정책 반기 든 재무장관 해임
불신임 땐 3월께 조기총선…사민당·녹색당 소수정부 유지할 수도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경제정책을 두고 내홍을 빚어온 독일 신호등(빨강·사회민주당, 노랑·자유민주당, 초록·녹색당) 연립정부가 사실상 붕괴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회민주당·SPD)는 6일 저녁(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자유민주당·FDP)의 해임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1월15일 연방의회에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를 부치겠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타협안 제시했으나 린드너 장관이 거부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책임한 행동이며 총리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린드너 장관에 대해 "너무 자주 신뢰를 깼다", "자신의 지지자와 당의 생존에만 관심을 뒀다", "그런 이기주의를 이해할 수 없다"며 맹비난했다.
숄츠 총리는 사회복지 예산 삭감과 고소득층 감세 등 린드너 장관의 주장은 신호등 연정의 정책 기조와 근본적으로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독일 연방정부 각료 해임은 공식적으로는 총리가 대통령에게 요청하고 승인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독일 매체들은 볼커 비싱 교통장관 등 FDP 소속 다른 각료들도 사임할 것이라며 FDP의 연정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의회가 숄츠 총리를 불신임할 경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의회를 조기 해산하고 내년 9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길 수 있다.
숄츠 총리는 신임투표로 의회가 조기 총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부결되면 내년 3월 총선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의회가 숄츠 총리를 신임할 경우 SPD와 녹색당이 소수 정부를 유지하거나 야당의 협조를 받을 수 있다.
숄츠 총리는 당장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와 조속히 대화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친기업 중도우파 성향 FDP 대표인 린드너 장관은 2021년 총선으로 꾸려진 중도좌파 연정에서 난민 혜택과 실업수당 등 사회복지를 축소하고 법인세 인하 등으로 기업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꾸준히 냈다.
연정 내부에서는 장기화하는 경기침체를 타개할 방안이 시급한 데다가 지난해 11월 헌법재판소의 예산안 위헌 결정으로 재정정책의 키를 쥔 린드너 장관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불협화음도 증폭됐다.
린드너 장관은 지난달 말 숄츠 총리가 경기 부양을 논의하기 위해 재계 관계자들을 소집하자 같은 날 따로 재계 간담회를 열며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연정 경제정책 책임자인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기후보호장관(녹색당)과도 친환경 보조금 등을 두고 노선 갈등을 빚었다.
숄츠 총리는 오는 14일 내년도 예산안 의회 심의를 앞두고 내부 갈등이 격화하자 최근 두 장관을 연일 총리실로 불러 예산안 최종 합의를 시도했다.
린드너 장관은 이날 해임에 앞서 새 정부를 질서 있게 꾸리기 위해 총선을 내년 1월로 앞당겨 치르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좌파 정당 SPD, 녹색당과 그보다 훨씬 오른쪽에 있는 FDP 사이의 긴장은 시작부터 연정에 부담이었다. 조용한 중재자 숄츠도 내부 야권 지도자 린드너에게 혐오감을 갖게 됐다"며 "신호등 연정의 종말은 한편으로 나라에 좋은 소식"이라고 논평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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