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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 택지' 관건은 속도…정부는 "5년 후 첫 분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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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 택지' 관건은 속도…정부는 "5년 후 첫 분양"(종합)
첫 분양 2029년·입주 2031년 제시…정부 "행정절차 단축해 속도 높일 것"
토지 보상까지 갈길 멀어…전문가 "계획대로 추진해야 집값 안정 효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등에 짓는 아파트를 2029년 첫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5일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5년 뒤 분양하고 7년 뒤엔 첫 입주가 가능하도록 추진한다는 것으로, 토지 보상 등 절차를 얼마나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총 5만가구 규모의 4개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하며 '2026년 상반기 지구 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라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그린벨트는 공장·주택 등 지장물이 적어 보상을 비교적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도 공공주택지구 지정, 지구계획 수립, 지역주민과의 협의, 토지 보상 등을 거쳐야 하기에 후보지 발표 이후 주택 공급까지 7∼8년에서 길면 10년까지 걸릴 수 있는 장기 과제다.
국토부는 공공주택지구 지정 전부터 보상을 위한 현장 조사에 착수하고 지구계획 수립을 앞당기는 등 행정 절차를 단축해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보상 비용을 빠르게 투입할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의하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원형지 공급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평지라 부지 조성 공사 없이도 바로 주택 공사에 들어갈 수 있는 땅은 그대로 공급한다는 뜻이다.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의 경우 신규택지 후보지 발표 이후 5년 9개월 만에 첫 분양을 했으니, 이보다 기간을 좀 더 단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배성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새로 발표한 4곳의 후보지는 상대적으로 지장물이 적고, 농지로 사용되는 곳이 많다"며 "다른 공공택지지구보다 빠른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지 수용과 보상에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3기 신도시 중 한 곳인 하남교산은 2018년 12월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선정됐으나 토지 보상 과정에서 토지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6년 가까이 지났으나 아직 주택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다. 남양주왕숙, 고양창릉, 부천대장 등 다른 3기 신도시 지구도 마찬가지다. 연내 주택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해관계자와의 조율도 중요한 요소다.
서울 노원구 태릉 골프장 용지는 문재인 정부 때 발표한 2020년 8·4 대책의 주택 공급 후보지 중 가장 주목받은 지역이었으나, 노원구 주민들의 반발로 주택용지 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동부간선도로, 화랑로 등 태릉 인근 교통 체증이 안 그래도 심각한 상황에서 1만가구가 추가로 들어서면 일대 교통이 마비될 것으로 우려한다. 태릉 골프장 용지도 그린벨트 지역이다.
문화재와 보호종 발견도 주택 공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요소다.
하남교산, 과천지구 등 3기 신도시 여러 곳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맹꽁이 서식 등이 확인돼 대체 서식지를 마련하느라 공사가 지연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가 발표한 신규택지는 도심 접근성이 좋아 공급 효과가 상당히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보상이 신속한 주택 공급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보상 관련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로드맵이나 세부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단기적으로 수도권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초 서리풀지구의 경우 강남권의 주택 수요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는 어렵다"며 "시장에서 공급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면 앞으로 착실하게 사업 진행 성과가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산업실장도 "서리풀지구는 강남의 연장선상이고, 가구 규모도 상당해 주택공급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평가하며 "계획한 대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고양 대곡역세권에 대해선 "현재 고양에서 3기 신도시와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도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공급 과잉을 피하려면 공급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신규택지 발표를 통해 5년 후 양질의 주택이 공급된다는 믿음이 시장에 형성된다면,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미래에 주택이 공급된다는 믿음이 없고 불안하면 빚을 내 '영끌'을 하는 수요가 다수 붙을 수 있다"며 "신규택지는 미래 대비용이지만, 현재 상황 대응에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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