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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 1등 비결은…대량양산 경험과 수율"(종합)
맞춤형 HBM4부터 고객 IP 반영…"엔비디아, TSMC와 '원팀' 강화"
"HBM3E 16단, 개발 단계서 HBM 12단과 동등 수율 확인"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박문필 SK하이닉스 HBM PE(프로덕트 엔지니어링)담당 부사장은 5일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잘 만드는 것만큼 안정적인 생산·공급 능력이 중요하다"며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매스 프로덕션'(대량양산)을 이뤄냈다"고 자신했다.
박 부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HBM 1등 공급자'로써 경쟁사와의 차이점은 "어마어마한 물량의 양산경험 노하우"라며 이같이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HBM3E 12단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4분기 출하를 앞두고 있다.
이후 내년 상반기 중 HBM3E 16단 제품을 공급하고, HBM4 12단 제품도 내년 하반기 중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은 "퀄리티, 수율, 타임 투 마켓(적기 시장 공급) 등 이 세 가지를 컨트롤하는 것이 HBM 시장의 핵심"이라며 "HBM 내 D램에서 디펙트(결함) 하나로 7만달러짜리 AI 가속기 시스템 전체가 망가질 수도 있어 (고객이 원하는) 퀄리티 수준이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내부 검증 절차를 통해 퀄리티를 높였을 뿐 아니라 한 사이클에 5개월 걸리는 테스트 기간도 대폭 줄였다.
이를 통해 HBM3E에서 고객 퀄(품질) 테스트를 단 한 번의 문제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박 부사장은 또 "물량을 많이 달라는 고객들의 요구가 거세다. 캐파(생산능력) 확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SK하이닉스는 그동안의 대규모 양산경험 등을 통해 이를 최적화했다"고 했다.

향후 HBM4에 대한 로드맵도 공유했다.
박 부사장은 "HBM4부터 대만 TSMC의 '로직 파운드리'를 활용한 커스텀(맞춤형)과 JEDEC 표준 제품이 공존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커스텀 HBM에서는 베이스 다이에 SK하이닉스의 설계자산(IP)과 고객사의 IP가 함께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자인 포 테스트(DFT) 개념을 제시했다.
박 부사장은 "커스텀 HBM에서 고객사들이 원하는 IP를 (HBM에) 심을 것이고 같이 베이스 다이를 개발하거나 퀄리티와 수율을 올리는 고민을 함께하는 등 최적화된 메모리를 만들기 위한 화합이 진행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TSMC가 디자인부터 '원팀' 관계 협업을 강력하게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출시를 공식화한 HBM3E 16단 제품의 기술 소개도 이어졌다.
권종오 SK하이닉스 PKG개발팀 팀장은 "HBM3E 16단 제품의 신뢰성·타당성 검증 결과, HBM3E 12단과 동등한 수율을 확보했음을 확인했다"며 "4단이나 올리면서도 이런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은 그동안의 기술 개발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권 팀장이 언급한 수율은 생산 수율이 아닌 개발 단계에서의 수율이다.
HBM3E 16단 제품은 HBM3E 12단보다 학습 성능은 18%, 추론 성능은 32% 향상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이 예상보다 빨리 시장 주류로 자리 잡은 만큼 HBM3E 16단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써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패키징 방식에서는 기존 HBM3E 12단에 써오던 어드밴스드 MR-MUF 방식을 16단에도 적용한다.
권 팀장은 "HBM3E뿐 아니라 HBM4든 HBM5든 16단까지는 어드밴스드 MR-MUF를 쓸 예정이며 20단 이후로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메인으로 생각하고 개발 중"이라며 "다만 최종적으로는 어드밴스드 MR-MUF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경쟁시켜 평가한 뒤, 양산 적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MR-MUF는 적층한 칩 사이에 보호재를 넣은 후 전체를 한 번에 굳히는 공정으로, 기존 방식과 비교해 방열 성능 향상과 휨 현상 제어를 강화하는 기술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술을 더욱 개선시킨 어드밴스드 MR-MUF를 4세대 제품인 HBM3부터 적용해오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을 적층할 때 칩과 칩 사이에 범프를 형성하지 않고 직접 접합시키는 기술로 고단 적층이 가능해진다는 강점이 있다.
burn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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