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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계개선 의지 표명"…韓대사관도 몰랐던 전격 비자 면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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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계개선 의지 표명"…韓대사관도 몰랐던 전격 비자 면제(종합)
유럽 중심 '일방적 무비자'에 韓포함…관영매체 "서방 일각, 중한관계 개선 우려 느낄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정부가 한국인에 대한 한시적 단기 비자 면제 조치를 전격 발표한 가운데 최근 북러 밀착과 한국 교민 간첩 혐의 체포 등으로 한중 관계에 변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중국이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8일부터 한국 등 9개국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 '일방적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한국을 무비자 대상에 포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국 등 9개국 일반 여권 소지자는 비즈니스, 여행·관광, 친지·친구 방문, 환승 목적으로 15일 이내 기간 중국을 방문할 경우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이번 발표는 주중 한국대사관에서도 사전에 알지 못했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대사관으로 먼저 통보가 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번 주에 세부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1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당일 대변인 브리핑 내용을 게시하면서 말미에 '브리핑 후 문답'이라는 형태로 비자 면제 발표를 별첨했다. 현장 브리핑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을 사후에 끼워 넣은 것이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와 최대 포털 바이두에서는 외교부 발표 1시간 만에 '한국 등 9개국 무비자 시행', '한국 무비자'가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중국 네티즌들도 관심을 보였다.
중국은 작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무비자 시범 정책 적용 국가를 확대해왔다.
현재 중국과 상호 비자 면제 협정을 맺은 국가는 태국·싱가포르·카자흐스탄·벨라루스·에콰도르·조지아 등 24개국이 있다.
중국이 상호 협정 없이 비자를 면제하는 국가는 20개국이었다. 브루나이·말레이시아(아시아)와 호주·뉴질랜드(이상 오세아니아)를 제외하면 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 등 모두 유럽 국가였다. 1일 발표로 이 목록에는 유럽 8개국과 한국이 더해졌다.
작년 8월 한국과 함께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 대상에 포함됐던 미국과 일본은 무비자 대상에서는 여전히 빠져있는데, 유럽 중심의 무비자 국가 리스트에 한국이 들어간 것은 눈길을 끌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한국은 견고한 무역 연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더 긴밀해진 한미 안보·정치 관계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이 연계는 시험대에 올랐고, 중국의 주한대사가 공석이 된 지 3개월이 넘었다"며 "중국의 동맹인 북한 때문에 (한중) 관계가 복잡하지만, 비자 완화는 중국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한국 교민이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장기 구금 중인 사실이 최근 한국 매체들에 잇따라 보도돼 한국 사회의 대(對)중국 정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중국 관영매체는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연구원은 4일 환구시보에 실은 '한국 비자를 면제한 중국의 선의 왜곡을 경계한다' 제하 기고문에서 "서방 일부 매체가 양국 간 무비자 정책 차이를 대대적으로 떠들면서 인터넷상 일부 급진적 메시지를 확대하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인터넷을 이용하고 청년층에 초점을 맞춘 이런 언급은 배타·반한(仇韓) 심리를 명백히 과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 연구원은 "서방 일부 인사는 중한 관계의 어떤 호전·발전에도 두려움과 우려를 느낄 것"이라며 "중국의 한국 무비자 정책은 30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를 기대하는 각별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호 주중대사는 이날 베이징 주중대사관에서 한국 매체 특파원들을 만나 "중국의 이번 조치를 통해 우리 국민의 중국 방문 편의가 크게 증진되고, 인적 교류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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