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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 소통 가능 한국내 주요 인맥은…1기때 친분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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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 소통 가능 한국내 주요 인맥은…1기때 친분 쌓아
깜짝 당선에 당황했던 8년전과 달리 정·재계 두루 소통망 강화
외교당국, 조태열·주미대사 중심으로 재선 가능성 일찌감치 대비
정치권도 네트워크 구축…이재용·최태원 등 재계 주요 인사와도 안면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한상용 장하나 이상현 김아람 김철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공화)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민주) 부통령을 따돌리고 사실상 4년 만에 백악관을 탈환함에 따라 트럼프 측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한국내 인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2016년 제도권 정치 밖에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상을 깨고 깜짝 승리를 하자 당시 정부와 정치권, 재계 모두에서 그와 닿을 끈을 찾느라 비상이 걸렸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비교적 여유 있게 소통 창구를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교 당국은 2016년 경험을 거울삼아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그의 재선 가능성에 일찌감치 대비해왔다.
공식 외교 라인에서는 조현동 주미한국대사가 전면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2017년 외교부 기조실장이었던 조 대사는 당시에도 한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접점이 약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과정을 주도했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활약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사업가 출신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경쟁자에서 지지자로 바뀐 비벡 라마스와미 등이 조 대사가 근래 만난 주요 인사들이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지난 9월 한국을 찾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 한국은 미국의 주요 투자국이며 미국의 동맹국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안보 부담을 나누고 있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외교부 고위 관료들도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을 비롯해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공화)과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 등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주요 인사들이 한국을 찾을 때마다 빠짐없이 회동했다.
상무부, 국무부나 재무부 등 주요 내각 자리를 맡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해거티 상원의원은 지난 9월 '한미일 경제대화'(TED) 참석차 연방 상원의원들과 한국을 방문했으며 당시 윤석열 대통령 주최 만찬에서 자신은 "한미동맹의 강력한 지지자"라며 "양국 관계를 위해 언제든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의 실세 중 한명으로 꼽히는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역시 한국을 몇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8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빌드업코리아 2024'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1기'를 거치며 그와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일정 부분 구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탈북민 출신 국민의힘 지성호 전 의원은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통령 국정연설에 초청받은 인연이 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섬뜩한 북한 정권에 대한 또 한 명의 목격자"라며 지 전 의원을 직접 소개하자, 지 전 의원이 목발을 치켜들어 호응한 장면은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로도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할 때 지 전 의원의 일화를 자주 거론했고, 지 전 의원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면담하기도 했다.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동섭 국기원장은 2021년 미국 플로리다주 트럼프 별장을 방문, 퇴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직접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국민의힘 박진 전 의원은 트럼프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폼페이오 전 장관과 연이 있다.
박 전 의원은 폼페이오 전 장관과 하버드대학 동문 출신으로, 폼페이오 전 장관이 지난 5월 방한했을 때에도 독대하며 한미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 전 의원은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했을 당시 한미협회 회장 자격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19대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나경원 의원은 해거티 상원의원과 연이 있고,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도 친분이 있다.
20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윤상현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 짐 리시 상원의원 등과 면담을 하는 등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지난 7월 SNS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당대표 선거 TV토론회 발언("트럼프가 가진 아시아와 세계에 대한 생각이 대한민국 발전을 저해하거나 큰 위협을 가져오는 상황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상을 공유하고 "브라보"라고 공개 지지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2017년경 약 두 차례 의원외교단 자격으로 미국을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마이클 베일킨 변호사를 만났다.
문재인 정부 인사 중에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측과 끈이 닿는다. 박 전 장관은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 고문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던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라인스 프리버스와 만나 한반도 문제와 한·미 동맹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이밖에 문 전 대통령과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트럼프 정부 백악관 참모진과 자주 접촉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첫 재임 시절 한국을 찾아 국내 재계 인사와 두루 회동하는 등 안면을 튼 바 있다.


2019년 6월 방한 당시에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일으켜 세우면서 대미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투자 확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앞서 2017년 11월 내한했을 때에도 청와대 국빈 만찬에 박용만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회장,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당시 LG그룹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9년 5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트럼프와 면담했다.
롯데케미칼이 3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석유화학공장을 설립한 데 따른 감사 인사 자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만남을 트위터에 소개하며 "한국 같은 훌륭한 파트너들은 미국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승연 회장은 오랜 지인이자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았던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의 추천으로 2017년 1월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대받기도 했다. 다만 당시 건강 문제로 취임식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재계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 전 대통령의 측근 중 주요 내각 자리를 맡을 것으로 거론되는 해거티 상원의원과도 친분을 쌓았다.
해거티 상원의원이 지난 9월 '한미일 경제대화'(TED) 참석차 연방 상원의원들과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이재용 회장은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최태원 회장은 SK 서린사옥에서 각각 상원의원 대표단과 별도 회동을 갖고 양국의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LG그룹이 해거티 의원의 지역구인 테네시주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점도 한미관계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2021년 미국 출장시 백악관, 미 의회 핵심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협의하는 등 미국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수시로 교류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수장이기도 한 류진 회장은 미국 경제계 뿐 아니라 정계 인사들과도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류 회장은 아버지인 류찬우 풍산 창업주가 구축한 해외 인맥 등을 토대로 조지 H.W.부시 전 대통령,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었다. 류 회장은 2001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부시 부자와의 인연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도 인맥을 쌓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류 회장은 지난 7월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을 계기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도 한미관계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미국 정계와의 개인적인 친분보다는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나 사업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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