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츠와나 총선서 여당 참패…58년 만에 정권교체(종합)
선관위, 61석 중 과반 확보한 야당 UDC 승리 확정
차기 대통령에 두모 보코…현 대통령 부패, 경제난에 발목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남아프리카 보츠와나 총선에서 여당이 예상외로 참패하면서 58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1일(현지시간) 오후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지난달 30일 총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가 뽑는 61석 가운데 당선자가 결정된 56석에서 집권당인 보츠와나민주당(BDP)은 고작 4석에 그쳤다.
이에 따라 196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58년간 집권하며 5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BDP는 처음으로 정권을 잃게 됐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현재 과반인 33석을 확보한 제1야당인 민주적 변화를 위한 우산당(UDC)이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보츠와나의회당(BCP)과 보츠와나애국전선(BPF)이 각각 14석, 5석으로 그 뒤를 이었다.
보츠와나는 총선에서 승리한 다수당 대표가 임기 5년의 대통령에 선출되는 내각책임제를 가미한 대통령제다. 61석 가운데 최소 31석을 차지하는 제1당이 대통령을 선출하고 새 정부를 구성한다.
연임을 노리던 BDP의 모퀘에치 마시시(63) 대통령은 앞선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크게 패배했다. 연임을 원했지만 선거 결과에 승복한다"며 "정중히 물러나 원활한 인수인계 과정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UDC의 두모 보코(54)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를 축하했으며 보코 대표가 사실상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하버드 대학 출신의 인권 변호사로 2012년 UDC를 창당한 보코 대표는 2014년과 2019년 총선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대권을 거머쥐게 됐다.
보츠와나는 세계적인 매장량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와 소고기 수출 등에 힘입어 경제가 안정적이고, 독재자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수요의 세계적 침체와 올해 27%까지 상승한 실업률, 경제 다각화 실패 등으로 여당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마시시 대통령 집권 이후 대규모 정부 입찰을 가족에게 몰아주는 등 부패와 연고주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그런데도 총선 전까지 BDP가 과반 의석을 차지해 마시시 대통령이 연임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변화를 요구하는 표심에 예상치 못한 큰 패배를 당했다.
총선 최종 개표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발표될 예정이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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