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삼성SDI 3분기 영업이익 72% 급감(종합2보)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에 수익성 하락…ESS 전지는 고성장세
울산에 ESS용 LFP '마더라인' 구축 시작…2026년 양산 목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아람 기자 = 삼성SDI[006400]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의 여파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0% 넘게 감소했다.
삼성SDI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천29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2.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103억원이 포함됐다.
매출은 3조9천35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다. 순이익은 2천304억원으로 63% 줄었다.
사업부별로 보면 전지 부문 매출은 3조6천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635억원으로 85% 급감했다.
각형 전지는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와 환율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으나 미주 내 P6 배터리 공급 확대로 매출이 성장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이 강화된 '삼성 배터리 박스'(SBB) 1.5 출시 등으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원형 전지는 전기차용 판매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파우치형 전지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2천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64억원으로 24% 늘었다. 고부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를 중심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각형 프리미엄 전지를 중심으로 GM과 합작법인 계약 체결, 유럽·아시아 주요 완성차 업체(OEM) 신규 수주 확보, 전력용 SBB 1.5 출시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추가로 미국 지역에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조인트벤처(JV), 단독 공장 등을 세우는 방안을 다양한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는 12월 조기 가동을 통해 미주에서 첫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한다.
SPE 가동에 따른 AMPC 규모와 관련해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4분기에는 생산 초기로 수혜 금액이 크지 않겠지만, 내년에는 스텔란티스의 다양한 신차 출시 등으로 '풀 캐파' 가동을 전망하며 의미 있는 규모의 AMPC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 동력인 ESS 전지는 미주 내 전력용 SBB 제품 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3분기에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는 등 고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ESS 사업 성장성 확대를 위해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도입 준비를 해왔으며, 지난달 울산 사업장에 개발과 제조의 중심이 될 '마더라인' 구축을 시작했다. 2026년까지 양산 및 글로벌 프로젝트 공급이 목표다.
손미카엘 부사장은 "중장기적으로 LFP 캐파(생산능력)를 확대해나갈 계획으로 해외 거점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며 "국내 마더라인에서 검증과 초기 양산을 마친 후 현지 생산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는 미국을 우선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년 초 양산 예정인 46파이 원형 전지는 주요 고객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각형 프리미엄 배터리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업계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시장 수요 회복세에 맞춰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편광필름 사업 양도 결정에 따라 3분기 실적부터 해당 손익을 중단영업손익으로 별도 분리했다. 편광필름 사업을 포함할 경우 3분기 매출은 4조2천520억원, 영업이익은 1천413억원이다.
hanajjang@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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