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팔까] 34일만에 멈춘 외인 매도세…삼성전자 투심 바닥 쳤나
역대 최장 외인 순매도 행진 멈추자 4% 급반등…순매수 101억원 규모 크지 않아
'저가 매수세 유입' 분석…"HBM 퀄테스트 통과 및 실적으로 증명해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28일 역대 최장의 외국인 투자자 연속 순매도의 늪에서 34거래일 만에 탈출했다.
주가도 4% 가까이 반등해 '5만전자' 탈출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다만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저가 매수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 있어 환호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천200원(3.94%) 오른 5만8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지속된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대만 언론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협력사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장중에는 4.65%까지 올랐지만 장 막판 동시호가 때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9월 26일(4.02%)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지난 9월 3일부터 지난 25일까지 3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해온 외국인은 이날 10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역대 최장 순매도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외국인은 33거래일동안 총 12조4천929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4천400원에서 5만5천900원으로 24.87%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444조1천518억원에서 333조7천108억원으로 110조4천410억원이 증발했다.
외국인 순매도 행진이 어렵사리 멈춰서기는 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에 명확한 변곡점이 만들어질지는 미지수다.
순매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주가가 반등할만한 확실한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주가 상승과 외국인 순매수 전환에 대해 "펀더멘털에 영향을 줄만한 큰 이슈는 없었다"며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내려온 데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엔비디아향 고대역폭 메모리(HBM) 퀄 테스트 통과 등 모멘텀이나 숫자로 증명되는 실적이 나와야 연속성 있는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HBM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SK하이닉스[000660]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 DS부문을 추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실적에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앞섰고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한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SK하이닉스가 8조원 안팎, 삼성전자 DS부문이 4조∼6조원대이기 때문이다.
이진우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생태계에 동참하지 못하고 '탈락자'가 된 듯한 현재 상황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심리가 곧 바닥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실적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며 "31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향후 실적 가이던스와 질의응답을 통해 선반영된 업황·실적에 대한 불확실성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 완화, 해소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