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들 "日, 한일관계서 대담한 결단·변화 추진 어려워져"
"이시바, 與小체제서 독자 색깔 못 낼 듯…한일관계 현상 유지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당분간 일본 정부가 한일관계에서 대담한 결단을 내리거나 변화를 추진하기 어려워졌다고 일본내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자민당 이시바 시게루 정권이 지속될 것을 전제로 "구심력을 잃게 됐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며 "한일관계에서 당장 새로운 변화를 추진할 힘도,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민당이 승리했다면 이시바 총리가 외교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었겠지만, 소수 여당 체제에서는 새로운 변수를 안게 되는 사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역사 인식이 비교적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시바 총리가 당내 강경 보수파의 반발 등을 고려해 한일 역사 문제에서도 소신을 담은 발언을 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오쿠조노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만든 한일관계 개선 기조는 여야를 막론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선거 결과가 한일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도 차기 정권은 기반이 약할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무언가 결단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기미야 교수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맞춰 한국이 일본 측에 대담한 결단을 원한다면 일본이 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당인 자민당도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지금의 한일관계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정책을 크게 바꾸지 않고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정국 전망이 불투명해 일본 정치권이 외교에 힘을 쏟기보다는 연립 정권 확대나 정당 간 합종연횡 등 국내 사안에 집중하려 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은 전체 465석 중 21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자민당은 2012년 총선부터 네 차례 연속 260석 이상을 얻으며 단독 과반을 달성했으나, 이번에는 '비자금 스캔들' 파문 속에서 191석만 차지했다.
자민당 낙선자 중에는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으로 활동한 다케다 료타 전 총무상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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