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공포에 떤 이란 주민들…SNS에 불기둥·폭발음
'한밤중 불기둥 번쩍' SNS 영상…주민들 비명도
현지 관영 매체는 조용한 거리 비추며 '로키' 보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토요일인 26일(현지시간) 이른 새벽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주민들은 밤새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오전 2시 30분께 이란의 수도 테헤란 외곽과 주변 군 시설을 공습했다. 테헤란과 인근 카라지, 동부 도시 마슈하드 상공에서 최소 7건의 폭발음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보고 들은 이란 주민들의 포스팅들이 올라왔다.
게시된 사진을 보면 한밤중 불이 번뜩이며 하늘에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방공망이 작동하는 듯한 모습과, 공습받은 곳엔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는 것을 볼 수 있다. 폭발음 뒤로 주민들의 비명도 들리는 등 불안함이 묻어났다.
테헤란 동부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한 여성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여러 다른 지역들'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며,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다녔고, 폭발음이 방공망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방공망뿐만 아니라 지상에서 터진 것 같은 폭발음이 최소 3∼4번 들렸다"고 말했다.
유명 탐사보도 기자인 야샤르 솔탄푸르는 뉴욕타임스(NYT)에 테헤란 남부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서 잠에서 깼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 국영 매체는 이스라엘 공격 보도에 무게를 두지 않는 등 그 여파를 축소하려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다. 매체들은 공항 등 국가 기반 시설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민들도 대체로 평온하게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이란 국영 방송 IRNA는 테헤란 등 전국의 도시들이 평온하고 '평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평화로워 보이는 거리 모습을 담은 영상을 내보냈다.
NYT도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공식 언론 보도가 놀랍게도 '절제된'(low-key) 분위기였다며, 이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축소하려는 조직적인 노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지 언론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이 대수롭지 않다며 피습 지역을 모호하게 언급하고, 테헤란이 토요일 아침을 평범하게 시작했다고 NYT는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도 자국 방공망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막았다며. 공습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이란 정부와 가까운 보수 성향의 정치 분석가 모하마드 마란디는 공습이 끝나기 전 알자지라 TV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는 이란이 훨씬 치열한 공격을 예상했다며,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준비가 완벽히 돼 있다고 주장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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