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 기술을 전기차에…현대차, 고성능 롤링랩 'RN24'
아이오닉 5N보다 작고 민첩…남양연구소가 개발한 각종 선행기술 탑재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현대차[005380]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차세대 전동화 비전을 담은 롤링랩 'RN24'를 공개했다고 25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대 N 데이' 영상을 배포해 고성능 롤링랩 'RN24'를 소개했다.
롤링랩은 '움직이는 연구소'라는 뜻으로, 모터스포츠에서 쓰인 고성능 기술을 양산 모델에 적용하기 전에 연구개발 및 검증을 하고자 제작된 차량을 의미한다.
이번에 공개한 RN24는 2년 전 발표한 전기차 'RN22e', 수소전기 하이브리드차 'N 비전 74'를 잇는 현대 N의 차세대 롤링랩이다.
RN24는 아이오닉 5N의 고성능 기량을 더욱 작은 차체에 담으면서도 민첩함을 향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RN24는 최고 출력 650마력을 발휘하는 아이오닉 5N의 PE(Power Electric) 시스템을 그보다 작은 차로 구현했다. 유럽식 차급 분류에 따르면 아이오닉 5N은 준중형차, RN24는 소형차에 해당한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출전하며 10년간 쌓은 노하우를 RN24 샤시(차량 뼈대) 설계에 활용했다.
또 WRC 차량의 특수 보호막에 기반한 '엑소 스켈레톤' 설계를 적용해 문·보닛 등 차량 상단부에 있는 강판을 제거했다.
공차 중량과 휠베이스를 줄여 더욱 민첩한 주행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RN24의 공차중량은 아이오닉 5N과 비교해 300㎏ 가벼운 1천880㎏이며, 휠베이스도 아이오닉 5N과 비교해 300㎜ 이상 감소한 2천660㎜다.
RN24에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연구 기지인 남양연구소가 개발한 각종 선행 기술도 탑재됐다.
현대 N의 곡선 주행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랠리모드 전자식 사륜 제어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을 자동차가 코너를 돌 때 운전자의 의도를 반영해 전·후륜 모터 및 각 바퀴의 회전량을 정밀하게 제어한다.
회전 각도와 차량 기울기, 바퀴별 접지력, 브레이크 작동 시 차량 쏠림 등을 센서값으로 학습한 자동차가 실시간으로 네 바퀴에 동력을 배분한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열린 WRC 중부유럽 랠리에서 아이오닉 5N으로 이 기술을 검증했다.
RN24에 탑재한 E-핸드브레이크도 남양연구소에서 개발됐다. E-핸드브레이크는 회생제동을 통해 뒷바퀴를 잠그는 기술이다.
통상 경주용 차량에 쓰이는 핸드브레이크는 유압식 장치로 온도에 민감하지만, E-핸드브레이크는 전자식으로 작동해 어떤 온도에서든 일정한 제동력을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RN24에는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가 적용됐다. 새롭게 추가된 2개의 외부 스피커를 통해 내연기관 특유의 우렁찬 배기음을 전기차에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오는 27일 경기 용인시에서 열리는 '현대 N·도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RN24를 처음으로 외부에 전시하고 시운전할 계획이다.
박준우 현대차 N브랜드매니지먼트실장은 "RN24 롤링랩으로 아직 개척하지 않은 전동화 기술에 대한 잠재력을 끌어내겠다"며 "운전의 즐거움에 심취할 수 있는 고성능차를 개발하고자 하는 N의 강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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