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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처분 기각' 고려아연 분쟁 장기화…지분·명분 싸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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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가처분 기각' 고려아연 분쟁 장기화…지분·명분 싸움 계속
영풍·MBK, 임시주총 소집·장내 매수 통한 지분 늘리기 예상
최윤범 회장측, 자사주 매수 후 우호지분 확보 집중…국민연금에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법원이 21일 고려아연의 자기주식(자사주) 공개매수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결정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지분 매입 경쟁과 명분 싸움을 동반한 장기전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일단 1차 가처분 기각 직후 다시 제기된 2차 가처분마저 법원이 기각하면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무리한 공세를 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1차 이어 2차 가처분도 '기각'…최윤범측, 23일까지 자사주 매수
이날 법원 결정 직후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오는 23일까지 전체주식의 최대 20%에 해당하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매수 직후 소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실제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베인캐피털을 통해 얻는 우호 지분 최대 2.5%다.
당초 최 회장 측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 매입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영풍·MBK 연합이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리자 최 회장 측은 83만원에 자사주 대항 매수에 나섰고, 영풍·MBK 연합이 다시 가격을 83만원으로 올리자 89만원으로 인상하는 승부수를 뒀다.
공개매수가 먼저 종료되고, 2차 가처분 등 법적 리스크가 제기되는 환경에서 영풍·MBK 연합은 지난 14일 마감한 공개매수에서 고려아연 지분 5.34%를 추가로 확보해 지분율을 38.47%로 높였다. 이는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지분율인 33.99%보다 4.48%포인트 높은 것이다.
최 회장 측이 베인캐피털과 함께 자사주 공개매수를 마치면 지분율은 최대 36.49%로 높아져 영풍·MBK 연합과 차이는 2%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진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전체 주식의 10%를 사들여 소각하는 경우 전체 주식 모수가 2천70만3천283주에서 1천863만2천955주로 줄어들면서 영풍·MBK 연합의 지분은 42.74%, 최 회장 측은 베인캐피털 우호 지분까지 합해 40.27%로 각각 높아진다.
어느 쪽도 지분의 과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 확보를 통한 지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경우 국민연금 지분은 현재 7.83%가 유지되는 경우 8.7%로 커져 국민연금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가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요인이 된다.

◇ MBK, 주총·장내매수 카드…최윤범측, 우호지분 확보·국민연금 설득
영풍·MBK 연합은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전망이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지분을 바탕으로 최 회장 측보다 주총 표 대결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활용해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임시 주총을 통해 현재 최 회장 측 12명, 영풍 측 1명인 고려아연 이사회에 영풍·MBK 연합 쪽 인사 12명 이상을 신규 이사로 진입시켜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과반을 점한 뒤 최 회장을 해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경영 안정을 위해 기존 경영진은 유임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려아연 현 이사회가 임시 주총 개최를 거부하면 영풍·MBK 연합이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야 해 실제 주총 시기는 내년 초로 밀릴 수 있다.
아울러 영풍·MBK 연합은 지분 5.34% 추가 확보에도 아직 40%에 미치지 못하는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장내 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은 경영권 수성을 위한 지분 매입과 여론전에 집중할 전략이다.
오는 23일 베인캐피털을 통해 확보하는 추가 지분 최대 2.5%에 더해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 등 기준 우호 지분을 지키면서 추가 협력을 끌어내고, 이들 외에 추가 우호 지분 매입에도 나설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 중순께 고려아연의 지분 1.49%를 보유한 트라피구라의 회장이 방한해 최 회장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트라피구라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 중개 회사다.
최 회장 측은 아울러 이번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 싸움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지분 7.83%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최근 5년 동안 주총에서 발의된 안건의 92.5%를 찬성하며 최 회장 등 현 경영진의 판단을 대체로 신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3월 주총에서 영풍의 장형진 고문 측이 반대한 2건의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며 최 회장 측 손을 들어줬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여론이 MBK에 비판적인 기조로 형성되고 있는 것도 최 회장 측의 기대감을 키운다.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사모펀드로서 MBK의 전력을 문제 삼는 의원들의 비판과 우려가 쏟아졌다.
국민연금이 MBK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는 것에 대한 비판까지 나왔다.
당시 국감에 출석한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 자금이 우호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기업구조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아니라 적대적 M&A를 통한 경영권 쟁탈에 쓰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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