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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번식 시달리다 죽기까지…" 판다 외교의 어두운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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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번식 시달리다 죽기까지…" 판다 외교의 어두운 진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중국이 미국에 임대한 판다 두 마리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했다.
중국이 1990년대부터 진행해온 판다 외교의 일환으로 3살짜리 암컷 판다 '친바오'와 수컷 '바오리'는 앞으로 10년간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살게 된다.
이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맞물려 30년 이상 이어져 온 중국 판다 외교의 어두운 면을 조명했다.
NYT에 따르면 중국은 멸종위기종을 구한다는 목표로 1990년대부터 외국 동물원에 판다를 임대해오고 있다.
임대받은 동물원은 한 쌍당 연간 110만달러(약 15억원)의 임대료를 중국에 지불하고, 중국은 이를 자국 내 판다 서식지 보존에 사용한다.
최종적인 목표는 멸종위기종인 판다를 언젠가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NYT는 스미스소니언협회 기록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야생 복귀에 성공한 판다보다 잡혀 온 판다가 더 많으며, 동물원에서 사육된 판다들은 공격적인 인공 번식 과정에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판다 암컷의 경우 기껏해야 1년에 3일간만 번식할 수 있다. 수컷은 반대로 공격적이거나 무력해진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인공 번식으로 눈을 돌렸다.
NYT가 확보한 기록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번식을 위해 일부 암컷 판다에게 5일 동안 6차례나 인공 수정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한 판다는 자궁을 다쳤고, 구토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수컷 판다는 마취를 하고 전기 자극을 줘 정자를 채취했다.
지나치게 높은 전기 자극을 받은 수컷 판다는 몇 달간 피가 섞인 변을 보거나 식욕을 잃었다고 한다.


스미스소니언 동물원도 번식을 위해 판다를 '학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0년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으로 임대된 판다 '메이샹'은 2005년 처음으로 인공수정을 통해 새끼를 낳았다.
메이샹은 이후 적어도 21차례 인공수정을 거쳤는데, 이 과정에서 구토하거나 회복이 어려웠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일본에서도 판다 한 마리가 2010년 정자 채취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고, 중국에서는 최근까지도 암컷이 다시 발정기를 겪도록 새끼와 어미를 일찍 분리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그러면서 동물원 측도 관람객 증가와 판다 관련 상품 판매 증진 등을 위해 새끼 판다를 얻기 위한 인공 번식의 어두운 면을 은폐해왔다고 비판했다.
중국에서는 판다가 새끼를 낳으면 사육사에게 현금으로 보너스를 지급했고, 스미스소니언에서도 메이샹이 새끼를 낳은 이후 판다 관련 상품 판매가 증가했다는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 청두의 판다 번식센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카티 뢰플러 박사는 당시 그곳의 과학자들이 마취제를 과도하게 사용했다고 고발하면서 "내 일이 판다의 복지를 재정적 이익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미국 멤피스 동물원에서 2017년까지 일했던 킴벌리 테렐도 "새끼가 돈을 가져올 것이라는 압력이 있었다"며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동물원 측이 매년 암컷 판다에게 인공수정을 시도했다고 고발했다.
NYT는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갈 시점에는 126마리의 판다가 동물원에서 사육됐지만 지금은 700마리 이상이 동물원에 살고 있다며 과학자들 사이에 야생으로 풀어줄 전망이 없는 동물을 집중 번식시키는 것이 윤리적인지 논쟁도 일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중국 청두자이언트판다번식연구기지는 과도한 전압을 사용하거나 동물에 해를 끼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eshin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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