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이후 미중 무역전쟁 심화…한국 벼랑 끝에 몰릴 수도"
세계경제연, 제프리 샷 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웨비나
"트럼프 당선 시 FTA 중단 위협할 수도…자동차 산업 압박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미국 대선 이후 미국 무역 정책이 안보 우선주의적으로 변화하고 미·중 무역전쟁이 더 심각해지면 한국이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제프리 샷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6일 오전 세계경제연구원이 '미국 대선 이후 무역정책 변화와 중국 및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주제로 연 웨비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샷 선임연구원은 "미 대선 이후 미국 무역정책이 이전보다 내향적이고 안보 우선주의적으로 변화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장기화할 수 있다"며 "이 가운데 한국이 벼랑 끝에 몰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반중 무역과 투자 제한 정책으로 중국의 제3국을 통한 수출이 확대될 수 있고, 이 경우 미국이 한국과 멕시코, 아세안에 중국과 관계를 제한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 대선 이후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 제한은 더 광범위하게 심화할 것이라며 가장 좋은 시나리오를 가정한다고 해도 다자간 무역 시스템에 대해서는 미온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샷 선임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재집권하면 보호무역 조치들이 강화될 것이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의 이익을 보호해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한국과의 무역 적자에 주목해 방위비 분담금과 자동차·반도체 관련 미국 내 투자, 수출 제한 등을 비롯한 무리한 요구에 다시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위협처럼 한국에도 FTA 중단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 자동차 산업이 특히 압박받을 수 있다고 했다.
샷 선임연구원은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은 동맹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반도체와 조선업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경제 안보 정책, 제재, 수출 제한 등에 대해 한국·일본과의 협력은 더 긴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샷 선임연구원은 최근 중동 전쟁 격화와 미국 허리케인 여파로 트럼프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 대선 정국이 박빙으로 치닫고 있다며 "한국은 다른 중견국과 협력관계를 보다 긴밀하고 공고하게 발전시켜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무역 규칙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원국과 실질적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참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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