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유럽 순방 돌입…"英, 中반발 고려 방문 연기 요청"
"영국측, 외무장관 방중에 차질 초래 우려"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8일간의 체코·벨기에·프랑스 등 유럽 3개국 순방 에 나섰다.
13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은 차이 전 총통이 전날 오후 11시께 북부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떠났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차이 전 총통은 페이스북에 체코 등 유럽의 대만 친구들에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확고히 수호하겠다는 대만인의 굳건한 신념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대만과 유럽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전 총통은 체코에서 개최되는 '포럼 2000'에 참석해 대만의 민주주의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적으로 이념이 유사한 파트너들과 힘을 합쳐 함께 세계의 심각한 도전에 맞서자고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차이 전 총통은 순방 기간 체코 '포럼 2000' 행사 참석,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및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대만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 외교부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차이 전 총통의 이달 영국 방문 일정의 연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대만 측)는 주영국 타이베이 대표처를 통해 영국 외교부의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당 통지에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의 우호적 중국 방문을 위해 이번 일(차이 전 총통의 영국 방문)을 당분간 연기할 것을 요청한다"고 적혀있었다고 설명했다.
통지에는 라이 전 총통의 영국 방문이 래미 외무장관의 방중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도 쓰여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더 붙였다.
이와 관련, 차이잉원 판공실의 차이수징 대변인은 전날 차이 전 총통이 최근 관련 해외 방문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전체적인 계획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영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일단 가디언은 전날 차이 전 대만 총통의 영국 의회 방문 일정이 래미 영 외무장관의 방중 관계로 인해 내년 봄으로 연기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7월 출범한 영국 노동당 정부가 중국과 덜 대립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가운데 래미 외무장관의 방중이 이뤄질 것이라고 9일 보도했다.
아울러 소식통들을 인용,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도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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