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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1라운드 종료 D-1…'의결권 확보' 수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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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 1라운드 종료 D-1…'의결권 확보' 수싸움 치열
공개매수 청약 양쪽에 분산 가능성…최윤범 회장측 '자사주 딜레마'도 변수
금투업계 "공개매수 대결 끝나도 분쟁 장기화…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봐야"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한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연합의 공개매수가 한 달여 만인 14일 종료된다.
자사주 공개매수로 영풍·MBK 연합의 공격을 방어하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지난 11일 공개매수가격 추가 인상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며 맞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매수 가격으로 보면 최 회장 측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투자자마다 다른 세금 유불리와 가처분 소송의 불확실성, 초과 청약 시 안분비례 문제까지 감안하면 영풍·MBK 연합 측으로도 일부 청약이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승부가 쉽게 갈리지 않아 미세한 의결권 확보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 물량이 늘어나더라도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영풍·MBK 연합을 비롯한 다른 주주들의 의결권 비중은 함께 높아지는 딜레마가 생기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공개매수 대전' 1라운드가 종료되고 주주총회 표 대결 양상으로 가면 양측은 다양한 변수를 따져가며 의결권 셈법에 들어갈 전망이다.



◇ 투자자들 공개매수 청약 한쪽 몰빵 대신 양쪽에 분산할 듯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는 가격이 고려아연보다 낮은 만큼 최대 목표 수량(발행주식총수의 14.6%)을 채우기는 어렵지만, 한 자릿수대의 지분은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 공개매수 조건을 변경하며 최소 수량 조건을 삭제했기 때문에 공개매수에 응모한 모든 주식은 영풍·MBK가 확보한 지분이 된다.
매수 가격만 놓고 보면 최 회장 측의 가격이 89만원으로 영풍·MBK 연합보다 6만원 높지만, 투자자마다 양도소득세·배당소득세 유불리가 다르고 가처분 소송의 불확실성도 있어 영풍·MBK 연합으로도 청약을 넣는 투자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기관투자자 특성을 고려하면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물량을 적당히 나눠 청약할 확률이 높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최근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에 오는 18일로 예정된 심문기일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가처분 결과를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 종료일(14일)보다 앞당겨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의도였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문제는 MBK와 고려아연 모두 초과 청약 시 안분비례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의 청약이 최대 매수 예정 수량보다 많이 들어오면 공개매수자는 청약 물량을 전부 사들이지 않고 비율대로 나눠 매수한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격이 더 높은 만큼 청약이 몰릴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라면 영풍·MBK 연합 공개매수에도 응할 가능성이 있다.
고려아연은 패시브(인덱스추종) 펀드·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유통주식 물량이 20%대 초반에 불과한 만큼 자사주 공개매수 초과 청약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MBK 연합은 패시브 펀드·국민연금의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유통주식은 발행주식총수의 최대 35%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량 늘수록 MBK 의결권 비중도 커져 '변수'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돼도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오는 23일까지 지속된다. 고려아연은 전체 주식의 최대 17.5%를 자사주 공개매수로 확보할 예정이다. 우군인 베인캐피털도 별도로 2.5%를 공개매수한다.
문제는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고 현재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로 사들이는 자사주는 소각이 예정돼 있어 우호 세력에게 처분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즉 고려아연의 공개매수는 베인캐피털이 최대로 확보할 수 있는 2.5%에만 의결권이 있을 뿐, 자사주 공개매수로 들어오는 청약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다른 주주들의 의결권 비중도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현재 발행주식총수 2천70만3천283주 기준, 영풍 측은 33.13%를, 최 회장 측은 우호 세력 포함 33.99%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모두 성공한다고 가정하고 고려아연의 기보유 자사주(2.4%)와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경원문화재단(0.04%) 지분 등을 고려하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는 1천657만3천62주로 집계된다.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가 목표 물량을 100% 채우는 조건에서 최씨 일가의 의결권 지분은 약 45%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동일한 조건에서 영풍·MBK 연합은 14일 종료될 공개매수로 발행주식총수의 약 3.5%만 얻어도 최씨 일가 의결권을 앞서게 되며, 7% 내외를 확보하면 과반을 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MBK가 최 회장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 개시 이후 전격적으로 최소 매수 조건을 없앤 것은 이 같은 맹점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이 1%만 들어와도 의결권 지분은 40%대에 이르러 주총 표결에 부쳐볼 만하다는 게 MBK 판단이다.
고려아연이 소각·임직원 보상 등을 목적으로 기보유한 자사주 2.4%를 우호 세력에게 처분하는 방안도 있으나, 자사주 신탁계약 등으로 묶여있어 당장은 처분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 이후 적당한 시기에 곧바로 임시주총을 소집해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엔 결국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률, 주총 출석률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최소 매수 조건을 없애며 사태는 장기전으로 접어들었다"며 "최소 내년 3월 정기주총 시즌까지는 경영권 분쟁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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