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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으로 한쪽 눈 잃은 작가 루슈디 "소설 집필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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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습으로 한쪽 눈 잃은 작가 루슈디 "소설 집필 재개"
우크라 도서전서 화상 대화…"'끝'에 대한 사유 담은 중편 3부작"
전쟁중 우크라에 연대 표명도…"삶은 폭탄·죽음뿐 아니라 사랑·아름다움이기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2022년 피습으로 한 쪽 시력을 잃은 이후 처음으로 소설을 집필 중이라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루슈디는 이날 우크라이나 르비우 북 페스티벌에서 우크라이나 저명 작가인 올렉산드르 미케드와 진행한 화상 대화에서 3부작 중편 소설을 쓰고 있다고 공개했다.
편당 70쪽 분량이 될 3부작 소설은 "내 인생의 세 가지 세상"인 인도와 영국, 미국과 관련이 있으며 모두 '끝'(ending)에 대한 생각을 담을 것이라고 루슈디는 밝혔다.
그는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만년 스타일'(late style)이라고 부른 것과 철학자인 에드워드 사이드의 유명한 에세이 '만년의 양식에 대하여'(On Late Style)에 대해 사유해왔다면서 이들이 말한 '만년 스타일'은 예술가로서의 이력이 끝나갈 무렵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들이 말하는 '만년 스타일'은 본질적으로 세상과 화해하고 자기 삶과 화해하는 평온함에 대해 글을 쓰는 것과 분노에 대해 글을 쓰는 것, 두 가지 방식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의 견해도 이 두 가지 모두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순간은 평온이고 다른 순간은 분노일 수 있다면서 이것들이 반드시 영구적인 조건일 필요는 없다고 부연했다.
올해 77세인 루슈디는 또한 자신의 나이가 되면 여생이 얼마나 남았을지를 분명히 생각하게 된다면서 앞으로 집필할 수 있는 책이 기껏해야 한두권 정도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슈디는 이어 피습의 충격에서 회복하기 위한 스스로의 방식을 러시아 침공에서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의 노력에 비유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도 드러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행위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역사에 강요하는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인간의 삶은 폭탄과 파시즘, 부패와 죽음뿐 아니라 사랑과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전쟁 한가운데에서도 그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쟁을 겪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위로와 격려도 전했다.
한편, 루슈디는 지난해 소설 '빅토리 시티'를 출간했지만, 빅토리 시티는 피습 이전에 마무리한 작품이다.
올해 4월에 내놓은 '칼'(Knife)은 2022년 8월 미국 뉴욕주에서 열린 강연 도중 발생한 피습 사건과 그 이후 회복 과정을 담은 회고록이다.
루슈디는 당시 레바논계 미국인 하디 마타르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한 쪽 눈의 시력을 잃고, 간이 손상되는 중상을 입었다.
루슈디는 1988년 출간한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시아파 세력으로부터 수십년간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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