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첫시추 앞두고 석유공사 사장 1년 연임…전문성 고려
김동섭 사장, 내년 9월까지 임기연장…첫 시추·해외투자 유치 '진두지휘'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대왕고래'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임기가 내년 9월까지 1년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석유공사 사장의 연임 사례는 많지 않다. 더욱이 김 사장이 전 정부 때 임명됐다는 점에서 이번 연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오는 12월 시작될 동해 심해 가스전 첫 탐사시추와 내년 본격화할 해외 투자 유치 등을 앞두고 글로벌 오일 메이저 기업 출신인 김 사장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업무의 연속성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로 김 사장의 임기는 지난 9월 5일부터 내년 9월 4일까지 1년 연장됐다. 석유공사 사장이 연임한 것은 강영원 전 사장 이후 처음이다.
석유공사 사장의 임기는 3년이다. 연임은 1년 단위로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이뤄진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1년 취임한 김 사장의 임기는 당초 지난 7월 7일로 끝났다.
당시 새 석유공사 사장 발탁을 검토했으나, 동해 심해 가스전의 첫 시추공 위치 선정, 각종 용역 계약,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 설명회 등이 이어지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김 사장의 임기를 연장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12월부터 가스와 석유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을 골라 첫 시추공을 뚫기로 하고, 노르웨이 시드릴사와 시추선 임대 등 다수의 관련 용역 계약을 맺었다.
또 1차 탐사시추 이후 진행할 해외 투자 유치를 앞두고 엑손모빌, 아람코 등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석유기업을 상대로 자료를 일부 개방하는 '로드쇼'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가스전 탐사와 투자 유치 관련 업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김 사장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적임자'라는 건의를 올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이 전 정부 때 임명됐지만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 출신의 석유 개발 전문가라는 점이 임기 연장의 주된 이유라는 시각도 있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사장은 셸에서 20년 넘게 일했고,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원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다. 이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보바이오융합 학장을 거쳐 지난 2021년 석유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2월에는 포스코홀딩스 CEO 추천위원회의 추천으로 차기 회장 최종 6인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석유공사 사장 취임 이후 제2의 동해 가스전을 찾는 '광개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작년 1월 공동 개발 사업자이던 우드사이드가 철수하는 등 사업상 어려움이 있었지만, 김 사장은 '독자 개발'을 밀어붙여 대량의 가스와 석유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왕고래' 등 7개 유망 구조를 발견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 개발 참여로 재무 위기를 맞았던 석유공사는 김 사장 재임 시기 재무 구조를 상당 수준 개선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2022년 1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매출 3조2천671억원, 영업이익 8천465억원, 당기순이익 1천78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석유공사가 2021∼2023년 감축한 차입금 규모는 1조7천여억원에 달한다.
김 사장은 그간 석유공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분하고 내실있게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 6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돈도 많이 들 것이고 업앤다운(등락)이 있겠지만, 정말 가스가 들어올 때까지 꾸준하고 신중하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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