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내 생명 큰 위협"…美 당국 테러위협 경고
정보기관 총괄 ODNI 공식 브리핑…트럼프 2차 암살 시도범 기소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이란의 테러 가능성을 놓고 당국이 공식 경고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이 내 생명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며 "전체 미군이 대기하며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불발에 그친 행위가 이미 이란에 의해 자행된 상황"이라며 "나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많은 사람들과 무기에 둘러싸여 있다"고도 했다.
그는 "만장일치로 비밀경호국(SS)의 예산을 올려준 의회에 감사한다"며 "민주당과 공화당이 무언가를 위해 함께한 것을 볼 수 있어 좋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죽음에 이르는 기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별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로부터 이날 이란의 암살 위협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고 공개했다.
캠프 대변인인 스티브 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일찍 ODNI로부터 이란의 구체적이고 실재하는 암살 위협에 대한 보고를 청취했다"면서 당국에 따르면 이 같은 위협은 최근 몇달 사이 한층 수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7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을 모의한 혐의로 이란 정부와 연계된 파키스탄 국적 남성을 체포한 바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은 그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 지휘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전·현직 고위 관료들에 대한 이란의 지속적인 위해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이미 두 차례에 걸친 암살 시도를 모면한 상황이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총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맞아 부상을 입었고, 이달 초에도 플로리다주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두 번째 암살 시도에 직면한 바 있다.
마이애미 연방 대배심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장 인근에서 총을 발사한 뒤 체포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를 암살 시도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언론 일각에서는 트럼프 캠프가 이란의 테러 가능성을 놓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지나치게 나가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란 정부는 카멀라 해리스의 약함을 사랑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련해 "트럼프 캠프가 근거도 없이 이란 정부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지원하려고 한다는 주장을 퍼트리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란 정부는 그간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는 크고작은 시도를 이어왔다.
미 정보당국은 이달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포기하기 이전 이란 해커들이 트럼프 캠프의 비공개 자료를 해킹해 바이든 캠프로 보낸 사실을 공개하고,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확인하기도 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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