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성장' 위협 속 美 빅컷까지…경기부양책 전격 공개한 中
금융당국 수장 3명 이례적 '총출동'…"코로나 초기 이후 가장 중요한 부양책"
"中 경제 회복엔 여전히 부족" 목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 안팎'이라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라고 지시한 뒤 약 열흘 만에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패키지'를 공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이후 가장 중요한 부양책"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지만, 중국이 경제 둔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정도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엄존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판궁성 행장과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24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다양한 경제 부양책을 발표했다.
조만간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4천억원)을 공급하고 상황에 따라 올해 안에 지준율을 추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 0.2%p 인하 방침과 함께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 약 0.5%p 인하 같은 부동산 대책은 물론 주식시장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신설 등 증시 부양책도 내놨다.
리서치 전문 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 줄리안 에반스-프리처드 중국 경제 책임자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이후 가장 중요한 인민은행의 경기 부양책"이라고 평가했다.
3대 금융 수장이 한꺼번에 나와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준 것도 이례적이었다.
중국 정부가 '5% 안팎'이라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그만큼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열흘 전 발표된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 등 지난달 경제 지표는 모두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월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3% 떨어져 9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해 5% 안팎이라는 성장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월가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최근 들어 너나 할 것 없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JP모건, 노무라홀딩스 등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들이 집계한 성장률 목표치는 4.5%에서 4.9% 사이에 머물고 있다.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지방 시찰에 나선 시 주석은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에 매진할 것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중국 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시 주석은 당시 "모든 지역과 부처가 공산당 중앙위원회(당 중앙)의 경제사업과 각종 주요 조치를 성실히 관철해 나가야 한다"면서 "3분기 후반부와 4분기의 경제 사업을 잘 수행함으로써 올해 경제사업 발전 목표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현지시간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이후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고도 통화 정책을 완화할 여유를 얻게 된 것도 이번 경기 부양책이 나오게 된 배경 중 하나다.
그럼에도 주톈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 경제학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한층 명확한 방향이 나왔지만, 이것만으로는 확실히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재정 정책, 특히 중앙정부 지출과 차입도 강화해 지방정부와 부동산 개발사, 수익성 저하에 처한 여러 사업체가 직면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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