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목표 농어촌상생기금 2천400억원만 모아…대기업 출연 부진
송옥주 의원 "농식품부, 기업별 수출 규모 따른 기준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타격을 입는 농촌을 돕기 위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 1조원의 기금 조성을 목표로 했지만, FTA 체결에 따라 수출이 늘어 이익을 보는 대기업의 기금 출연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출범한 이 기금은 올해까지 2천449억원을 조성했다.
이 기금은 당초 1년에 1천억원씩 모아 10년간 총 1조원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FTA에 따라 피해를 볼 우려가 있는 농어촌과 농어업인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금으로 민간기업, 공기업, 농·수협 등의 자발적 기부를 재원으로 삼는다.
출범 8년째인 올해까지 8천억원 정도를 모아야 하지만 지난달까지 조성한 기금은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연도별로 기금 조성 내용을 보면 2021년에 257억원을 모은 것이 지금까지 최대 기록이다.
이후 기금 모금은 2022년 164억원, 2023년 134억원으로 계속 감소했으며 올해는 8월까지 72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전체 기금 조성액에서 공공기관이 참여한 금액이 1천495억원으로 61%를 차지했으며 민간기업이 낸 돈은 946억원(39%)으로 아직 1천억원도 되지 않는다.
최근 8년간 주요 대기업집단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성 현황을 보면 롯데가 삼성을 제치고 가장 많은 101억원(4.1%)을 냈다. 삼성은 87억원(3.5%), LG[003550]는 77억원(3.1%)을 출연했다.
현대차[005380]는 69억원(2.8%), SK는 52억원(2.1%)을 각각 냈다. 신세계[004170]는 37억원(1.5%)을 냈으며 포스코는 30억원(1.2%)을 보탰다.
이밖에는 GS[078930](19억원·0.8%), 농협(16억원·0.6%), 한화[000880](7억3천만원·0.3%), CJ(2억3천만원·0.1%) 등의 순이었다.
KT[030200], 한진[002320], 카카오[035720]는 농어촌상생기금을 내지 않았다.
FTA 농어업법에 따르면 농어촌상생기금의 자발적 기금조성액이 연간 목표에 미달하면 정부는 그 부족분을 충당하도록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
그러나 매년 기금조성액이 목표액에 비해 훨씬 저조했는데도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옥주 의원은 "FTA 체결로 인한 농어민 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마련했지만, 목표액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모금액으로 매해 국정감사 때마다 같은 지적이 반복되고 있으며 본래 취지와 달리 기업 압박의 수단이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식품부는 기업 자율 의지에만 의존하지 말고 참여 기업 인센티브 제도, 기업별 수출 규모 등을 고려한 납부 기준 마련 등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금 조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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