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한 템포 늦은 '빅컷' 효과…코스피 투심에도 훈풍 불까
美증시 '보험성 인하' 해석 힘 얻으며 일제히 상승…기술주 주도
'업황 우려' 국내 반도체株 반등 시도 예상…장중 BOJ 통화정책회의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20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의 긍정적 효과에 주목하면서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급락했던 반도체주도 미국 증시 기술주들의 급등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9일 코스피는 연휴 사이 발표된 모건스탠리 보고서의 충격파로 대형 반도체주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빅컷 호재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5일 일반 D램 가격 하락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과잉을 이유로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하고 목표주가도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10만5천원에서 7만6천원으로 내려 잡았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2.02%), SK하이닉스[000660](-6.14%)가 동반 급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바이오, 자동차, 금융주 등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9포인트(0.21%) 오른 2,580.80에 장을 마치며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일본 닛케이225(2.13%), 대만 자취안 지수(1.68%), 홍콩 항셍지수(2.00%) 등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의 뚜렷한 상승과는 대조적이다.
연준의 '빅컷' 당일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미국 증시는 이번 빅컷이 선제적 대응 차원의 '보험성 인하'라는 인식이 뒤늦게 강해진 영향으로 주요 지수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3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1%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사상 처음으로 42,000선을 돌파했고 S&P500지수도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청구 지표가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급격한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낮아진 것도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됐다.
특히 엔비디아(3.97%)를 비롯해 테슬라(7.36%), 메타(3.93%) 등 대형 기술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가 급락한 상황인 만큼 저가 매수세 유입을 기대해볼 만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제 국내 증시가 반도체와 바이오가 양극단의 장세를 보였는데,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동반 급등했고 미국 금리가 반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늘은 양극단 장세가 되돌림 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는 상존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반도체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더 확산된다고 해도 지수 영향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도 "낙폭 과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업종 주가 변동성이 커진 시점에서 반등을 비중 조절 기회로 삼는 방법이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미국 경기 후퇴 우려와 더불어 엔화 강세로 인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부담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던 만큼 민감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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