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일치 시 정전 우려…연휴 중 최저수요 38GW 전망
가을 전력계통 안정대책…필요시 태양광 포함 '공평 원칙' 발전 줄여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날씨가 좋아 태양광 발전량은 많지만 전기 사용량은 연중 가장 적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력 당국이 전력수급 관리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전력 당국은 주요 대형 발전소 정비, 화력 발전소 운영 최소화 등 각종 대책을 우선 시행하되, 이로도 부족하다면 '공평 원칙'을 바탕으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감축시키는 '출력 제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발전량 감축과 전기 수요 확대 등 내용을 담은 '2024년 가을철 전력 계통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이달 14일부터 11월 3일까지 51일간 관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수요 대비 공급이 많은 가을철 수급 안정을 위해 공급은 줄이고 수요는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산업부는 오는 추석 연휴 중 최저 전력수요가 38GW(기가와트)로 최근 수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여름 최대 전력수요의 약 40% 수준이다.
전기 공급이 부족할 때 '블랙 아웃'이라고 부르는 대형 정전이 벌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수요 대비 공급이 넘쳐도 대형 정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전력 당국은 원전 등 주요 대형 발전기의 정비 일정을 수요가 낮은 추석 시기 등으로 몰아 공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공공·민간 석탄 발전소 운영과 공공기관의 자가용 태양광 발전 설비 운영도 최소화한다.
부족한 전기 수요를 늘리기 위해서는 사전 약속에 따라 당국 요청 때 전기 사용을 늘리는 수요자원(DR) 제도를 활용한다.
아울러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연동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충전 시간도 전기 공급이 많은 낮 시간대로 조정한다.
전력 당국은 이런 대책에도 전기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으면 태양광 발전소를 포함한 비중앙 발전기의 전기 생산을 정지 또는 감축시키는 출력 제어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부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의 누적 설치 규모가 커진 만큼 전력 계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발전량 모니터링·제어 장치 설치 의무화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013년 1.0GW에 그친 국내 누적 태양광 설비용량은 올해 약 31GW까지 늘어났다. 설비용량 기준으로는 원전 약 30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력 수급 불균형을 국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계통 섬"이라며 "이런 제약으로 과잉 발전 발생 시 모든 발전원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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