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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서안서 비무장 자원봉사 미국여성 머리에 총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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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서안서 비무장 자원봉사 미국여성 머리에 총쐈다"
"평온한 시점에 총격…근처 옥상 총성 후 군인들 영상있나 확인"
후폭풍 일파만파…美정부 유감표명 이어 유엔 '전면적 조사' 촉구
美, 상황파악 착수…유족 "이스라엘 조사 부적절, 독립 조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미국 여성이 사망한 사태의 충격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평온한 시점에 비무장 상태로 총을 맞았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오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관련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전날 이스라엘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 베이타 마을에서는 튀르키예 출신 미국 시민권자인 아이셰누르 에즈기 에이기(26)가 머리에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친팔레스타인 단체인 국제연대운동의 자원봉사자로 서안에 온 에이기는 당시 정착촌 확장 반대 시위에 참석했다가 이스라엘군이 쏜 총탄을 맞았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현지 주민 알리 모할리에 따르면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종종 그의 집 옥상을 점령하는 이스라엘군이 이날도 옥상에 올라갔으며, 이후 집안을 울리는 총성이 들렸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에이기를 죽였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에이기가 사망했을 당시 현장 근처에 있던 주민 마무드 압둘라(43) 씨는 군인들이 집으로 찾아와 총격에 관한 영상을 찍었는지를 물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에 동참했던 이스라엘인 조나단 폴락은 수십명의 팔레스타인 주민과 국제 활동가들이 베이타 마을 밖에서 기도회를 연 직후 총격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군인들이 기도하는 사람들을 둘러싼 뒤 충돌이 있었다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고 군인들은 최루 가스와 실탄을 쐈다고 부연했다.
AP통신은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에이기는 평온한 상황에서 아무런 위협을 제기하지 않던 시점에 총을 맞았다고 전했다.
에이기는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서안 나블루스 인근 라피디아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팔레스타인 의료진은 에이기가 머리에 총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에이기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후 이스라엘에 총격 당시 상황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고 조사를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미국 정부가 에이기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번 사건을 이스라엘군 정부가 저지른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자국민을 죽인 자를 법정에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에이기의 가족은 이스라엘 측의 조사 실행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독립적인 조사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가족에 따르면 최근 워싱턴대를 졸업한 시애틀 거주자 에이기는 재학 중에도 현장에 가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연대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일단 베이타 마을에서 총격으로 외국인 1명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고 위협을 가하는 등 폭력 행위를 한 주요 선동자에게 총격을 가했다. 사건 내용과 정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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