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은행 자율관리' 강조에 이복현 가계빚 발언 수위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채새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10일 은행장들을 만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이 원장의 가계대출 관련 발언들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 직후 열리는 간담회이기 때문이다.
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오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주요 은행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간담회를 연다.
애초 이번 간담회에서는 은행별로 제각각인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이 원장이 '강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원장이 지난 4일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에서 "추석 전 빠른 시일 내에 은행장 간담회 등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은행마다 상품 운영이 들쭉날쭉한데 은행이 자체적으로 합리적인 선에서 기준을 맞춰야 한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추세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을 주면 안된다"고도 강조했는데, 이 때문에 실수요자 대출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김병환 위원장이 경제·금융 분야 수장들 협의체인 이른바 'F4' 회의 직후 가계부채 관리와 관련해 "은행권 자율적 관리 방침" 강조하면서 이 원장과 다른 톤의 메시지를 냈다.
이 원장과 금감원이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와 관련해 '센 개입 필요', '계획 대비 초과 대출 은행에 페널티', '실수요자 보호' 등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며 대출 시장에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지적들에 금융위원장이 직접 등판해 수습에 나선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이 원장이 주요 은행장들을 모두 불러 모은 간담회지만 이전과 달리 '센 발언'이나 '선명한 메시지'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당국 내부에서 나온다.
한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금융위와) 동일한 메시지를 내는 것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별다른 이야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발언한 가계부채에 대한 엄정한 대응 기조 및 은행권 자율 관리 방침에서 벗어나는 메시지는 없을 것이란 취지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도 "실수요자 보호 등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별도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주로 은행장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장들이 각자 2~3분씩 발언하는 순서를 갖는 것으로 들었다"며 "당국이 하도 비판을 많이 받다 보니 '은행들의 자율적 관리'를 강조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원장 거침없는 발언 스타일과 '욕먹어도 할 일은 한다'는 평소 소신을 감안할 때 침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평소 이 원장 스타일상 어떤 식으로든 실수요자 보호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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