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자 "러 본토 공격 요건 완화, 전쟁 종결에 걸림돌"
리후이 특별대표, 브라질·남아공·인니 순방 결과 브리핑서 주장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외교 당국자가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에 원조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조건을 풀어주고 있는 것이 전쟁 종결에 걸림돌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27일 중국 외교부와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리후이 중국 정부 유라시아 사무 특별대표는 이날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한 제4차 셔틀 외교를 위해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인도네시아를 순방한 결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에서 "각국은 보편적으로 충돌의 상승과 외부 확산 리스크를 우려하고, 위기가 끝나지 않는 심층 원인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리 대표는 "(각국은) 우크라이나가 원조받은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에 대해 서방이 끊임없이 조건을 완화하는 것을 우려한다"며 "일부 국가 '슈퍼 매파'의 전쟁 독려는 두 전쟁 당사자의 대결을 격화할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국은 모두 위기가 끝나지 않는 원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배후에 일부 군산복합체로 대표되는 글로벌 전쟁 시스템의 조종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리 대표는 "각국은 중국의 견해에 모두 동의하면서 (미국 등) 개별 국가가 위기를 빌미로 동맹을 끌어들여 끊임없이 책임을 전가하며 '중국 책임론'을 꾸며내려 시도하는가 하면, 불법적 일방 제재로 러시아와 정상적인 무역 교류를 하는 국가를 위협한다고 봤다"고도 했다.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 군수산업 기반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최근 지속해서 관련 중국 기업들을 제재 리스트에 넣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중·러 양국의 '정상적인 경제 교류'를 매도한 것이라고 맞서왔는데, 리 대표는 이런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러면서 "이 같은 발언과 처사는 전적으로 이기(利己)에서 나온 것이자 흑백을 뒤바꾼 것으로, 국제 사회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대표는 브라질·남아공·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선 "세 나라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를 대표하는 국가이자 세계 평화·발전을 추진하는 중요한 역량"이라며 "우크라이나 위기 문제에서 세 국가의 입장은 중국과 통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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