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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원리 더 세세히"…아시아 첫 1.2㎓ NMR 분광기 한국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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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원리 더 세세히"…아시아 첫 1.2㎓ NMR 분광기 한국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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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원리 더 세세히"…아시아 첫 1.2㎓ NMR 분광기 한국 도입
기초지원연, 200억원 투입…약물 작용점(MOA) 연구 플랫폼 중심 역할 기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지난 23일 충북 오창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분원에 미국, 유럽, 아시아 곳곳에서 온 단백질 연구자들이 몰려들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18일부터 엿새간 열린 '생체시스템 자기공명 국제학술대회'(ICMRBS)에 참여한 연구자들이 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1.2기가헤르츠(㎓) 핵자기공명(NMR) 분광기를 보기 위해 모인 것이다.
기초지원연은 약 200억원을 투입해 도입한 1.2㎓ NMR 분광기를 연내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정식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NMR은 자기장 속에 놓인 원자핵이 특정 주파수 전자기파와 공명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을 이용하면 분자의 작은 구조와 화학 성분 변화 등을 세밀하게 알아낼 수 있다.
특히 단백질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 유리해 신약 개발 과정에서 단백질과 결합하는 약물의 특성과 효과를 밝혀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NMR은 주파수가 높을수록 단백질 구조를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데, 이번에 도입한 장비는 전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주파수를 갖고 있다.
NMR 장비 기업 브루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도 1㎓ 이상 장비는 전 세계적으로 22개에 불과하다.
기초지원연은 기존 900메가헤르츠(㎒) 분광기에 이번 장비가 추가되면서 기초지원연은 약물 개발에 필요한 약물의 작용점(MOA)을 밝혀내는 연구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류경석 기초지원연 첨단바이오의약연구부장은 "예를 들면 대표적 항암제인 글리벡에 내성을 가진 표적 단백질의 경우 약물이 듣는 부위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기존 장비로 관찰하기 매우 어렵다"며 "새로 도입한 장비로는 이를 훨씬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도 신약 개발 핵심 장비 중 하나인 최신 NMR 분광기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 NMR 분광기의 경우 이탈리아가 2020년 처음 도입했고, 미국도 한국보다 도입 논의는 늦었지만 지난해 말 한국보다 앞서 이 장비를 처음 도입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이 장비 도입을 담당했던 이동한 기초지원연 선임연구원은 "막스플랑크에서는 만들어질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먼저 계약해서 비용을 지불했을 정도"라며 "개발되지 않은 기술을 먼저 돈으로 사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게 하면 빨리 도입하는 것은 물론, 훨씬 싸게 사고 서비스도 좋다"고 설명했다.
기초지원연은 새로 도입한 장비를 중심으로 약물 개발 초기 단계에서 핵심이 되는 MOA(작용점. 약물이 단백질과 만나서 작동하는 원리) 연구를 체계화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최근 기초지원연을 포함한 정부출연연구기관들도 단백질 연구에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갖춘 곳들을 모아 플랫폼을 구축하는 '단백질 구조 기반 신약 개발 실용 플랫폼' 과제를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 사업에 제시했다.
신약 발굴용 나노포어 센서 등 단백질 구조 연구에 필요한 장비들로 MOA에 필요한 정보들을 데이터화해 빅데이터를 쌓고, 인공지능(AI) 등을 도입해 약물 디자인까지도 자동화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류 부장은 "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어려운 데 더 멀리 갈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 주는 게 목표"라며 "덜 유망한 약물들을 가지고 가면서 돈이나 시간을 낭비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이오 기업들의 옥석을 가려야 하는 시점에서 플랫폼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hj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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