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무기팔면 전범 공모"…사표낸 英 외교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외교관이 이스라엘에 대한 영국의 무기 판매가 가자지구에서 전쟁범죄를 공모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 사직했다고 일간 더타임스, B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일랜드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 2등 서기관으로 일하던 마크 스미스는 외무부 에 보낸 이메일에서 "오랜 외무 공무원 생활 후 사직해 슬프지만 외무부가 전쟁범죄를 공모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도 내 책무를 수행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매일 의심의 여지 없는 전쟁범죄와 국제 인도주의법 위반 사례를 목격한다"며 "이스라엘 정부와 군 고위급들은 인종학살(제노사이드) 의도를 공개적으로 표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동·북아프리카에 대한 무기 수출 심사를 담당한 적이 있다면서 "영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판매를 계속하는 것은 무엇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내부자 폭로 시스템을 포함한 각종 방식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당신의 우려를 알겠다"는 식의 반응만 얻었다면서 "공무원으로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국제법 준수에 전념한다"며 "우리는 국제 인도주의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데 쓰일 수 있는 품목은 수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말했다.
또한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 취임 첫날부터 국제인도주의법 준수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며 "완료되는 대로 결과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영국 시민단체 '무기거래반대운동'이 정부 수출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영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판매를 허용한 무기는 5억7천600만 파운드(약 9천980억원) 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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