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상반기 이익 100조원대 회복…작년 부진 탈출
흑자기업 증가 등 재무여건도 개선…코스닥은 부진 지속
전문가들 "수출호조 이어질 것…기저효과로 이익 증가세는 둔화"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조민정 이민영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회사들이 지난해 상반기의 부진에서 벗어나 코스피 기준 100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다만, 코스피 상장사가 재무 여건까지 개선되는 등 양적·질적으로 성장세를 보인 데 비해 코스닥 상장사는 부진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견조한 수출을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겠지만, 지난해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이익 증가세는 둔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 코스피 상장사 상반기 영업익 91% 증가…개별기준으론 역대 최고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62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천474조4천8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2조9천903억원으로 91.43% 증가했고, 순이익은 78조7천372억원으로 107.21% 증가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53조1천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45% 감소하며, 2005년 통합 거래소 출범한 2005년 이후 역대 감소폭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98%, 순이익률은 5.34%로 전년 동기 3.82%, 2.71%보다 3.16%포인트, 2.63%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상장사 연결 매출액은 3.26%,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63.72%, 79.08% 증가했다.
개별 709개 상장사를 기준으로 할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은 59조2천32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은 코스피 상장사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
12월 결산 코스닥 1천146개 상장사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31조8천6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5조4천996억원과 3조8천596억원으로 각각 1.44%, 8.9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4.17%, 2.93%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23%포인트, 0.41%포인트 낮아졌다.
◇ 코스피 흑자기업 증가…17개 업종 중 14개 이익 늘어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13.11%로 지난해 말보다 0.26%포인트 높아졌다.
620개 기업 중 반기 순이익 흑자기업은 492곳(79.35%)로 전년 동기 476곳(76.77%)보다 16곳(2.58%포인트) 증가했다. 적자 기업은 128곳으로 전년 동기 144곳에 비해 16곳 감소했다.
코스피 연결 기준 17개 업종 중 의약품(36.64%), 서비스업(32.61%), 음식료품(28.53%) 등 13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전기전자와 전기가스업, 의료정밀은 흑자 전환했다.
반면 철강금속(-33.29%), 기계(-22.14%), 화학(-6.59%), 통신업(-2.48%) 등 4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코스닥 상장사의 연결 부채비율은 106.40%로, 지난해 말보다 0.61%포인트 높아졌다.
1천146개 기업 중 반기 순이익 흑자기업은 705곳(61.52%)으로, 전년 동기 703곳(61.34%)보다 2곳(0.18%포인트) 늘었다. 적자 기업은 441곳으로 전년 동기 443곳보다 2곳 줄었다.
코스닥 시장 연결 기준 21개 업종의 연결이익을 보면 기계장비(43.82%), 일반전기전자(40.97%) 등 7개 업종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숙박음식(-98.14%), 제약(-69.46%), 오락문화(-66.68%) 등 14개 업종이 감소세였다.
금융업 41사(개별 제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조2천255억원, 22조2천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7%, 5.15% 늘었다.
순이익 규모는 금융지주 12조4천351억원, 보험 5조9천608억원, 증권 2조879억원, 은행 1조4천4억원 등 순이다. 순이익 증가율은 보험과 증권이 각각 14.11%, 5.02%로 높았다.
◇ "반도체 업황 개선 효과…증익 지속에도 모멘텀은 둔화"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업들의 업황 개선이 상반기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의 주요 배경이라고 풀이했다.
조선, 자동차, 기계 등 수출기업의 환율 효과와 함께 미국 경기의 견조한 흐름 역시 실적 호조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하반기에도 국내 기업들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초순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154억7천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증가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2.1% 증가하는 등 지난해 11월부터 월간 기준 플러스(+)로 전환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경제 성장세가 다소 느려질 수 있겠지만 중국과 유럽 경기가 좀 더 살아난다면 수출은 계속 견조할 수 있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세가 유효한 만큼 하반기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이 개선 중인 흐름을 고려하면 상승세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역시 향후 이익 증가율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좋은 실적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호조가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미국 소비시장뿐만 아니라 AI 인프라 관련 투자 사이클이 얼마나 탄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부터는 올해 실적 회복을 주도한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이익 모멘텀이 더욱 낮아지면서 실제 투자시 체감되는 이익 모멘텀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미국 대선을 전후로 한 미국의 중국 견제 강도 및 자국 보호 조치의 변화도 국내 기업 이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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